글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장
사막을 횡단하는 낙타는 아침마다 묵묵히 주인 앞에 무릎을 꿇습니다. 그리고 주인이 얹어주는 짐을 자신의 등에 짊어집니다.
그리고 등에 있는 짐이 내려지길 조용히 기다립니다.
낙타 모습에서 참된 겸손이 무엇인지를 배웁니다.
매 순간 자신의 본분을 잊지 않고 주인 앞에 말없이 무릎 꿇는 모습,
지고 가는 모습에서 진정한 겸손이 무엇인지를 깨닫습니다.
낙타는 자신이 지고 가는 짐으로 인해 의미가 있습니다.
고통과 십자가는 언제나 부담스러운 그 무엇이나
그 고통과 십자가로 인해 그리스도인은 자신의 존재의미를 찾습니다.
그리고 결국 그리스도인들은 고통과 십자가로 인해
더욱 겸손해지고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교에서 강조하는 진리는 생각할수록 역설적입니다.
우리가 인간적으로 가장 강하다고 생각할 때 사실 우리는 가장 약합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오시고 그로 인해 우리는 가장 강해지는 것입니다.
또는 무지하기에 뒤로 물러서는 나약함이나 비굴함이 결코 아닙니다.
그리고 내어놓은 그 자리를 하느님을 위한 공간으로 남겨두는 일입니다.
겸손한 사람은 언제나 밑으로 밑으로 한없이 내려만 갑니다.
계속 밑으로 내려가다 보면 심연의 밑바닥 거기에
하느님께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 ''아저씨, 신부님 맞아요?''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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