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 하느님의 말씀은 우리 내면을 환히 비춰주는 살아있는 거울이요,
영육(靈肉)의 최고 치유제입니다.
진정 하느님의 말씀을 믿고 받아들인다면
마음도 깨끗해지고 영육의 병도 치유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말씀의 위력도 인간의 협조를 필요로 합니다.
하느님은 공동협력자 인간을 필요로 합니다.
아무리 좋은 말씀의 씨도
길바닥 같은 마음 밭이나 돌밭, 가시덤불 같은 마음 밭에 떨어지면
도저히 풍요로운 결실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마음 밭이 좋아야 합니다.
탓해야 할 것은 하느님의 말씀이 아니라 내 마음 밭입니다.
몸을 가꾸고 돌보는 데는 그렇게 정성을 다하면서
마음을 가꾸고 돌보는 데는 왜 그리 소홀한지 모르겠습니다.
밭의 이치와 마음 밭의 이치는 똑같습니다.
좋은 땅도 방치하여 가꾸고 돌보지 않으면
곧 잡초 우거진 거칠고 굳어버린 밭이 되듯이
마음 밭도 냉담으로 방치하여 가꾸고 돌보지 않으면
곧 거칠고 어둡고 차갑고 딱딱한 마음 밭이 됩니다.
애당초 타고난 좋은 마음 밭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같은 마음 밭도 길바닥 같을 때도 있고,
때로는 돌밭 같은 때도, 가시덤불 같은 때도 있는 법입니다.
이래서 항구한 수행이, 말씀 공부의 수행이 필요합니다.
내 마음 밭의 현실에 개의치 말고
늘 하느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행하는 노력이 있을 때,
점차 좋은 땅의 마음 밭으로 바뀌어 갑니다.
잘 들어야 좋은 제자입니다.
마음 밭이 좋아야 잘 듣습니다.
베네딕도 규칙도 ‘들어라(Obsculta)'로 시작됩니다.
겸손과 순종의 정신으로 잘 듣는 제자 있어야 좋은 스승도 나옵니다.
“배반한 자식들아, 돌아오너라. 주님의 말씀이다.
내가 너희에게 내 마음에 드는 목자들을 보내리니,
그들이 너희를 지식과 슬기로 돌 볼 것이다.”
예레미야의 예언대로 하느님은
참 스승이자 착한 목자 주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 주셔서
우리를 생명의 길로 인도해 주십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 은총으로
우리 마음 밭을 좋은 땅으로 변화시켜 주시고
풍부한 말씀의 결실을 맺게 해 주십니다.
“행복하여라,
바르고 착한 마음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간직하여,
인내로써 열매를 맺는 사람들(루가8,15)!”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