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6.7.29 토요일 성녀 마르타 기념일
1요한4,7-16 요한11,19-27
성인(聖人)의 삶
얼마 전 형제들과 잠시 웃으며 나눈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형제들이 서로 섬기기 경쟁을 한다면
그 공동체 얼마나 활력이 넘칠까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상(理想)입니다만
낮아지기 경쟁,
작아지기 경쟁,
비우기 경쟁,
섬기기 경쟁,
성인되기 경쟁의 공동체가 실현된다면 바로 거기가 천국일 것입니다.
누가 진정 성인이요 크리스천입니까? 오늘 새벽기도 시 감동적인 독서 부분을 길다 싶지만 인용합니다.
“두 손에는 정의의 무기를 들고
영광을 받으나 수치를 당하나, 비난을 받으나 칭찬을 받으나,
언제든지 하느님의 일꾼답게 살아갑니다.
우리는 속이는 자 같으나 진실하고,
이름 없는 자 같으나 유명하고, 죽은 것 같으나 이렇게 살아 있습니다.
또 아무리 심한 벌을 받아도 죽지 않으며,
슬픔을 당해도 늘 기뻐하고,
가난하지만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만들고,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지만 사실은 모든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2코린6,8-10).”
바로 이런 이가 성인입니다.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지만 모든 것을, 하느님을 가진 부자가 성인입니다.
참으로 주님을 믿고 사랑할 때 이런 성인이 됩니다. 그 영혼 주님께 깊이 뿌리 내린 믿음 있을 때 이런 성인입니다.
어제 밤, 수도원 길가에 자리 잡고 있었던
수도원의 상징과도 같은 노(老) 오동나무가
계속된 폭우에 장엄하게 쓰러졌습니다.
넘어진 나무 밑동을 보니 뿌리가 더 썩어 있었습니다.
순간 연상되는 게 영혼이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뿌리가 썩으면 저절로 나무들 죽듯이,
보이지 않는 영혼이 썩으면 육신도 저절로 죽기 마련이겠다.
보이지 않는 뿌리와도 같은 영혼이 튼튼해야
육신의 고통이나 시련도 능히 견뎌낼 수 있겠다.”
보이지 않는 영혼,
믿음으로 깊이 주님께 뿌리내려야
언제 어디서나 하느님의 일꾼답게, 성인되어 삽니다.
하느님은 사랑입니다. 사랑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하느님 안에 머무르고
하느님께서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르십니다.
사랑 안에서 하느님과 일치된 삶이 영혼의 뿌리를 튼튼하게 합니다.
바로 매일 미사의 은총이기도 합니다.
진정 주님을 믿고 사랑할 때 튼튼한 영혼의 뿌리요, 성인입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고,
또 살아서 나를 믿는 모든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
주님 말씀대로 주님을 믿는 우리들,
지금 여기서부터 죽음을 넘어 영원한 삶을 삽니다.
또 좋은 믿음과 더불어
영원한 생명을 선사하시는 성체성사의 주님이십니다.
우리 모두 감사하는 마음으로 마르타 성녀와 함께 주님을 고백합시다.
“주님! 저는 주님께서 이 세상에 오시기로 되어있는 메시아시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믿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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