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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우리 앞에 하느님 나라의 열쇠가 있다. 이영훈 신부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8-02 조회수618 추천수4 반대(0) 신고


 

이영훈 신부(남산성당 보좌)
마태오복음 13,44-46

오늘의 강론을 들으세요

  절벽에 매달려 있는 사람 있다. 그는 커다란 가방을 메고 있는데, 가방에는 맛있는 음식과 새로 산 최고급 등산복, 각 종 신용카드, 최신형 카메라, 자동차, 아파트 열쇠, 부와 권력을 담고 있는 각종 회원권과 신분증 등 많은 것들이 들어 있다. 그런데 그의 손은 그 어디에도 아닌, 바로 별 볼 일 없는 밧줄을 잡고 있다. 왜 그럴까? 그것은 당연히 이 밧줄을 놓는 그 순간 그는 목숨을 잃기 때문이다. 지금 그에게 가장 소중하고 절실한 것은 맛있는 음식도, 좋은 옷도, 돈도 아니라, 바로 밧줄 하나가 절실히 필요하고, 이것이 가장 소중한 것이다. 만약 그가 평소 생각처럼 밧줄을 그리 소중히 생각하지 않고 음식을 먹으려고, 옷을 입으려고, 돈을 만지려고 밧줄에서 손을 놓는 그 순간 그는 죽음의 낭떠러지로 떨어지게 된다. 오히려 그가 살기 위해서는 무거운 가방을 던져 버려야 한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바로 커다란 가방을 메고 절벽에 매달려 있는 사람들이다. 밧줄에 자신의 목숨을 의지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모든 힘을 다해 그 밧줄을 잡고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가방 속에 있는 것에 마음이 빼앗겨 밧줄을 놓고 가방 속에 있는 것을 잡으려는 어리석은 선택을 하고 있지 않는가?
  우리 입장에서 밧줄은 하찮은 것에 불과하겠지만, 그리고 가방 속에 들어 있는 것이 더 소중하겠지만, 내 생명이 걸린 상황에서 그 줄은 그 무엇보다도 가장 소중한 보물이며, 생명 자체이며, 희망이다. 그러면 우리가 절대 놓아선 안 될 줄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복음이다. 복음은 우리가 절대로 놓아서는 안 될 생명줄이다. 삶의 행복과 영원함을 바라는 우리에게 이것은 가장 가치 있고, 소중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복음을 어떻게 보고 있고, 정말 소중히 받아들이며 간직하고 있는가? 하느님께서 주신 그 모든 사랑과 은총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얼마나 감사드리고 있는가? 예수님께서 온 몸으로 보여 주신 그 사랑의 길을 정말 사랑하고 그분의 뒤를 따르고자 하는가?


 

  오늘 복음이 전하는, 밭에서 보물을 찾아낸 사람은 평소 보아 온 그 밭을 그리 가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관심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밭에 묻혀 있는 보물을 발견하고선 자신의 모든 것을 팔아 그것을 얻는다. 그 사람처럼 이미 우리는 복음이 세상에 숨겨져 있는 최고, 최상의 보물임을 이미 알고 있다. 그런데 왜 우리는 그 복음을 얻고자 그리고 사랑하고자, 실천하고자, 노력하지 않는 걸까? 예수님의 말씀과 삶만이 그리고 그것을 따라 사는 사람만이 행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왜 우리는 그 보물이 묻혀 있는 밭을 사려고 하지 않고 있을까? 모든 것을 버리고 그것을 얻으려고 하지 않는가? 세상의 이윤을 얻는 데에는 날쌘 독수리와 끈질긴 진돗개와 같으면서도 왜 하느님 나라를 얻고자 하는 데에는 태평세월일까?
  우리 앞에 하느님 나라 열쇠가 있다. 이미 우리 손 안에 그 열쇠가 있다. 그런데 그 열쇠는 두 손으로 들어야 할 정도로 무겁다. 천국의 열쇠를 쥐고 있을 힘도 모자라고 여유가 없는데 어디에 신경을 쓰고 있는가? 그리고 또 무엇을 얻으려고 천국의 열쇠마저도 던져 버리려고 하는가?  우리의 선택과 결정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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