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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 2006.8.6 주일 주님 거룩한 변모 축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6-08-06 조회수621 추천수4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 신부님 강론 말씀)

 

 

 

2006.8.6 주일 주님 거룩한 변모 축일
                                                                        

다니7,9-10.13-14 2베드1,16-19 마르9,2-10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오늘은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입니다.

마치 불볕더위를 가려주는 큰 나무 그늘 같고,

불볕더위를 식혀주는 시원한 바람 같은 축일 미사입니다.

저절로 기쁨이 샘솟는 기분입니다.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 만을 따로 데리고 높은 산에 올라

당신의 변모를 체험시켜 주신 주님은

고맙게도 우리 역시 당신의 영광스러운 변모를 체험시켜주시고자

여기 불암산 요셉 수도원의 미사잔치에 우리를 초대해 주셨습니다.


오늘날 가장 부족한 것이 하느님 체험, 신비체험입니다.
돈 욕심, 물질 욕심, 세상 걱정들로 가득 찬 마음이라면

도대체 하느님 어디에 머무실 수 있겠습니까?


아마 요즘 하느님 우리를 찾아 오셔도 머무실만한 곳 찾기 힘들 것입니다.
이래서, 하느님 체험 부족으로,

날로 얕고 가벼워지는 내면이요, 약해져가는 영혼들입니다.


하느님 관상 체험이 우리 내면을 깊고 풍요롭게 합니다.
하느님 머무실 시간과 자리를 마련해 드리고

자주 하느님과 함께 친교의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이래야 영혼도 살고 육신도 삽니다.

끊임없이 샘솟는 맑은 물처럼,
끊임없이 흐르는 맑은 시냇물처럼,
끊임없이 샘솟아 흐르는 기도가 되어야 합니다.
영혼과 육신이 살기 위해서입니다.


오늘 주님의 변모 체험은 주님 기도 중에 일어났습니다.
루가 복음이 이 사실을 잘 전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요한과 야고보를 데리고 기도하러 산에 오르셨다.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는데

  그 얼굴 모습은 달라지고 의복은 하얗게 번쩍였다(루가9,28-29).”


그렇습니다.
영혼에 기도보다, 말씀보다 더 좋은 양식은 없습니다.
기도와 말씀 부족으로 영양 실조된 이들 얼마나 많습니까?


1독서에서 다니엘 예언자의 환시 체험도 기도 중에 일어났음이 분명합니다.
기도를 통해 우리들 역시 변모하신 주님을 만나고,

우리 또한 주님의 모습으로 변모되어 갑니다.


그러니 꾸준하고 규칙적인 기도를 권합니다.
예수님께서도 밤마다 한적한 산에서 기도하셨다 하지 않습니까?


그러나 중요한 건 관상 체험이 아니라, 주님 향한 열렬한 사랑입니다.
결코 이런 우선순위가 바뀌어선 안 됩니다.


관상 체험의 열매에 초점을 둘게 아니라,

평범한 일상의 내 삶의 자리에서

주님을 충실히 섬기고 사랑하는 데 초점을 두라는 것입니다.

 

관상의 열매에 집착하다보면, 

마음의 순수도 내적 자유와 기쁨도 사라집니다.


“스승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스승님께,

  하나는 모세께, 또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겠습니다.”


얼마나 감미로운 집착의 유혹인지요.
과연 이 소원대로 여기

초막 셋을 짓고 세 제자들 여기 머물렀다면 내내 행복했을까요?


절대로 아닐 겁니다.
아무리 좋은 환경도, 좋은 사람도

시간 지나면 시들해져 결국은 그 환경이 그 환경이요,

그 사람이 그 사람이 되고 맙니다.

 

바꿀 것은 외적 환경이나 사람이 아니라 바로 내 마음입니다.
굳이 하느님 찾아 이곳, 저곳 떠돌아다닐 것 없습니다.
언제 어디에나 계신 하느님입니다.


지금 여기 내 삶의 자리에서 하느님 만날 때,

비로소 새 하늘, 새 땅, 새 사람, 새 마음, 새 환경이 됩니다.


이런 변모 체험이 정말 건전하고 값진 것입니다.
진정 ‘마음의 눈’이 열려 신비가가 되면

일상의 평범한 모두를 통해 주님 변모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사실 세례 받은 우리 모두들 이런 신비가로 불림 받고 있습니다.
이래서 규칙적이면서도 항구한 열렬한 기도를 권합니다.

세 제자들이 집착의 유혹에 빠져드는 순간,

하늘 위 구름 속으로부터의 하느님 말씀이 오늘 복음의 핵심입니다.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기도에 이어 강조되어야 하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주님의 말씀에 순종해야 합니다.
이게 올바른 분별입니다.


순종의 길을 통해 하느님께 나아가는 우리들입니다.
이 은혜로운 미사가 끝나면

대부분 평범한 사막 같은 일상들이요, 우

리들은 주님의 말씀을 등불 삼아 살아가게 됩니다.

 

이 ‘말씀의 빛’이 우리 마음의 어둠을 밝혀주고,

‘말씀의 소금’이 우리 마음의 변질을 막아 줍니다.

 

끊임없이 은총의 말씀은 내적 치유와 변형의 작업을 통해

우리를 하느님 닮아가게 합니다.


그러니 우리의 마음속에서

주님의 날이 밝아 오고 주님의 샛별이 떠오를 때까지,

어둠 속에서 비치는 불빛을 바라보듯이

주님의 말씀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습니다.


중요한건 관상 체험 이전에

주님께 대한 열렬한 사랑이요, 한결같은 희망이요, 항구한 믿음입니다.

기도와 말씀을 통해 주님과의 관계를 깊이 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사정을 잘 아시는 좋으신 주님은 필요하다 싶으면,

우리에게 위로와 격려, 기쁨이 되는 당신 변모 체험도 선사하실 것입니다.

 

이런 관상 체험은 우리가 노력으로 쟁취할 수 있는 게 아니라

하느님이 알아서 주시는 무상의 선물입니다.


이 거룩한 미사 은총을 통해 우

리 모두 주님의 영광스러운 변모를 체험하면서

우리 또한 주님의 모습으로 변모되어 갑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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