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서는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세상에 온갖 좋은 것을 다 베풀어 주시나이다.”
그대로 믿는다면 우리의 내적 삶은 얼마나 풍요로워지겠는지요?
오늘 독서 중 다음 말씀 역시, 좋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에게 모든 은총을 넘치게 주실 수 있습니다.”
하느님은 ‘은총의 샘’이라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가난해도 하느님은 한없이 부요하시니
하느님과 일치될 때, 우리도 영육으로 부자들 되어 살 수 있습니다.
아침기도 독서도 늘 들어도 큰 위로가 됩니다.
“하느님은 모든 위로의 근원이 되시는 분으로서,
우리가 어떤 환난을 당하더라도 위로해 주시는 분입니다.
따라서 그와 같이 하느님의 위로를 받는 우리는
온갖 환난을 당하는 다른 사람들을 또한 위로해 줄 수가 있습니다.”
하느님은 ‘위로의 샘’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렇습니다.
은총의 샘, 위로의 샘이신 하느님과 하나로 연결될 때,
비로소 순교 영성도 가능합니다.
매일 은총의 샘, 위로의 샘인 성체성사를 통해
우리의 영육을 충만케 하시는 주님이십니다.
이런 은총과 위로의 하느님 체험 있어야
자발적으로, 기쁘게 순교적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비울수록 채워지고,
낮아질수록 높아지고,
작아질수록 커지고,
가난할수록 부요해지고,
죽을수록 살아나는 역설의 영성이 바로 순교 영성입니다.
이런 순교 영성을 사는 우리 수도자들이요 신자들입니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습니다.
자기 몸 하나만 챙기려 해도, 챙기고 챙겨도 끝이 없고,
반면 나를 내어 주려하면, 내주고 내줘도 끝이 없습니다.
밀알 하나 그대로 남아있는 이기적 삶입니까?
혹은 죽어 많은 열매를 맺는 이타적 삶입니까?
역설적으로 참 자기실현은 사랑의 희생으로 선사되는 열매임을 깨닫습니다.
죽어가는 밀알의 삶을,
희생과 헌신의 사랑으로 순교적 삶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주님은 최고의 선물, ‘천상(天上)자리’를 약속하십니다.
“누구든지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라야 한다.
내가 있는 곳에 나를 섬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오늘도 주님을 섬기며 따르는 순교적 삶에 충실할 수 있도록
이 미사 중에 주님의 자비를 청합시다.
성체의 밀알 하나로 많은 열매를 맺고자 우리에게 오시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나를 따르는 이는 어둠 속을 걷지 않고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요한8,12)."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