밉거나 싫은 사람을 위한 기도
밉거나 싫은 사람을 위해 기도해야 된다는 말이 있다. 원수를 사랑하고 원수를 위해 기도해야 된다는 말씀도 있다. 쉬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미운 사람, 싫은 사람을 내 마음 내면의 깊숙한 자리에 초대하고 그를 모셔야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비록 이 일이 어려울지라도 신앙인이라면 그렇게 해야 한다. 밉고 싫은 사람들의 마음과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을 형제요 자매로 모셔야 한다. 그래서 밉거나 싫은 사람을 위한 기도는 정말이지 '사건' 이다. 바로 화해의 사건인 것이다. 밉고 싫은 사람을 하느님의 현존 앞에 모셔 놓았다면 계속해서 미워 할 수가 없게 된다. 기도하는 이에게는 잔인한 독재자나 고문을 가하는 사람까지도 더 이상 공포나 미움, 그리고 복수의 대상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들을 위해 기도할 때에 이미 우리는 위대한 하느님 수난의 신비 한 가운데에 그들과 '함께' 서 있기 때문이다.
아마 밉고 싫은 사람을 위해 기도하는 기도야말로 가장 힘 있는 기도이다. 그런 기도야말로 우리의 감정에 반대되는 기도이기 때문에 가장 어려운 기도이기도 하다. 그래서 성인들은 원수에 대한 기도를 성덕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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