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과연 한 몸의 부부관계 현실은 어떠한지요?
몇 십 년 살다가 헤어지는 부부들도 부지기수이며
이혼율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합니다.
아마 수도공동생활보다 더 힘든 것이
평생 한 몸 되어 사는 부부공동생활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저절로 되는 한 몸 공동체가 아닙니다.
완성된 한 몸 공동체는 없습니다.
완성을 향해 가는 도상(途上)공동체일 뿐입니다.
바라보는 방향이, 목표가 같아야 진정 한 몸 공동체가 됩니다.
하느님이 맺어주신 한 몸의 부부이기에 늘 하느님 방향에 초점을 두어야
한 몸 공동체입니다.
늘 하느님께 초점을 맞추는 것, 이게 진정한 의미의 수행입니다.
수도공동생활 원리도 똑같습니다.
하늘나라 때문에 스스로 고자가 된 수도자들,
하늘나라를 목표로 할 때,
하느님께 초점을 맞출 때 비로소 한 몸 수도공동체가 됩니다.
한 몸 부부공동체든, 한 몸 수도공동체든
둘 다 늘 상처와 분열, 부패의 위험을 안고 있는 참 허약한 공동체입니다.
이래서 매일 미사를 통해 공동체를 리모델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미사경문 중 제가 좋아하는 감사기도 2양식의 일치를 기원하는
성령 청원 기도문입니다.
“간절히 청하오니 저희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시어
성령으로 모두 한 몸을 이루게 하소서.”
그렇습니다.
부부공동체든, 수도공동체든 성령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모두 한 몸을 이룰 때
비로소 건강하고 싱싱한 한 몸 공동체입니다.
한 몸 공동체는 그대로 하나의 생물(生物)입니다.
끊임없이 가꾸고 돌보아야 하는 생물 공동체요,
또 성체성사의 은총으로 늘 치유 받고 양육되어야 하는 생물 공동체입니다.
주님은 에제키엘 예언자의 말씀대로
우리가 맺은 세례 때의 계약을 기억하시어,
이 미사 중에 우리에게 영원한 계약을 새롭게 세우십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