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수녀님들에게 부탁하여 노래를 녹음할 일이 있었습니다.
추천받은 수녀님들의 오디션을 하다가, 한 수녀님의 소리가 다른 수녀님들과는 색깔이 조금 다름이 느껴졌습니다. 다른 소리들과 너무 대조가 되면 어쩌나 고민이 됐지만 소리가 너무 약해질 것 같아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수녀님께 부탁을 드렸죠.
“수녀님, 수녀님 소리가 다른 수녀님들과 색깔이 조금 달라서요. 수녀님은 마이크에서 조금 떨어져서 작게 들어가는 것으로 해야 될 것 같아요. 괜찮겠어요?” 조심스럽게 묻는 저에게 그 수녀님은 흔쾌히 그러자며 녹음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한곡 녹음하는데 예상 밖으로 진행이 더디어졌고 그럴 때마다 저의 요구사항은 점점 더 많아져갔습니다. 두 시간 가까이 계속되던 녹음이 마무리 되었고 편집을 마치고 다시 들어보았을 때, 음색이 달랐던 수녀님의 소리가 제 귀에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자칫 무덤덤해 질 수 있는 곡 분위기를 그 수녀님의 소리가 곡을 훨씬 생동감 있게 받쳐 주고 있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개개인에게 각기 고유한 사명을 부여해 주셨음을 우리는 압니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그 ‘독특함’이 나와 달라서 때론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서로의 부족함을 채우면서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줍니다.
그동안 나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을 한 번 찾아보세요,
그 사람과 함께 하는 시간만큼 내가 성장해가는 것임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 행복지기 수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