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를 품으면 (마르 9,36~37)
어린이들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노라면
순수한 기쁨이 느껴져 오곤합니다.
그리고 제 안에 깃든 세상의 온갖 미움과 분노
그리고 어두운 그림자가 말끔히 씻겨지지요.
어린아이에게는 또 하나의 보물이 숨겨져 있습니다.
꾸밀 줄 모르는 순수함과 작은 것에 행복해 하는 단순함입니다.
오늘 예수님은 이런 어린이 하나를 꼭 껴안으십니다.
이렇게 그분의 품안에 안겨 있는 어린이의 모습을 묵상하다 보면
그 아이가 한없이 부러워집니다.
그래서 가끔 그분의 품안에 안겨 있는 제 모습을 상상해 보지요.
그런데 조금 후 예수님의 입에서는 더욱더 엄청난 말씀이 나옵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어린이를 받아들이면
곧 하느님 아버지를 받아들이는 것이라구요
어린이는 철없고 힘없는 존재입니다.
어른이 돌보지 않으면 제때에 밥을 챙겨 먹지도 못하고,
몸이 더러워도 씻을 줄 모릅니다.
누군가 가 보살펴 주어야만 하는 '약자' 입니다.
예수님이 그런 어린이를 받아들이는 것이
하느님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하신 비유에는
물론 해맑고 단순한 어린이의 마음 안에서
하느님을 발견하라라는 뜻도 있지만,
'약자' 에 대한 사랑이 그 바탕이 깔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어린이 같은 약자라면 그분이 저를 품어 주시고,
또 어린이 같은 약자를 제가 품으면
하느님 아버지를 품는 것과 같다고 하시니,
이러나 저러나 약자는 우리를 그분과 이어 주는 다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 내 마음으로 이런 어린이들 가운데
하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요,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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