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9월 19일 연중 제24주간 화요일
A large crowd from the city was with her. When the Lord saw her, he was moved with pity for her and said to her, “Do not weep.”
(Lk 7.13)
제1독서 코린토 1서 12,12-14.27-31ㄱ
복음 루카 7,11-17
저는 아침마다 자전거를 타면서 운동을 합니다. 요즘 아침 날씨가 제법 추워서 꾀를 부리고도 싶지만, 그래도 저의 건강을 지켜주는 자전거이기에 타는 것을 멈추고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제가 자전거 타는 시간에 꼭 만나게 되는 노부부가 계십니다. 항상 똑같은 시간이 나와서 산책을 하시지요.
다리를 저시며 걷는 할머니를 보니 몸이 조금 불편하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옆에서 할아버지께서 부축을 하면서 힘들게 걸으십니다. 아마도 할머니의 운동을 위해서 할아버지가 매일 아침 함께 나와서 걷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에는 아주 인상적인 장면을 하나 보게 되었어요. 할아버지께서 “우리 예쁜 할멈 사진 한 방 찍자.”라고 말씀하시면서, 휴대전화의 디지털 카메라로 할머니를 찍는 것입니다.
자전거를 타고서 휙 하고 지나가는 순간에도 두 분의 사랑이 너무나 크게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모습에서 너무나 찐한 감동을 느끼게 되네요.
사실 사랑이라는 단어는 우리가 가장 많이 접하는 단어입니다. 아마 노래방에서 노래하려고 곡을 고를 때, ‘사랑’이라는 단어가 전혀 없는 노래를 고르기가 얼마나 힘든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제목에 ‘사랑’이란 단어가 들어가지 않더라도, 가사 내용에는 꼭 들어있지요). 그 만큼 우리는 사랑을 많이 듣고 또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실제로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의 모습을 보기란 쉽지 않더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 역시도 사랑이 드러나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모습에서 감동을 받은 것이 아닐까요? 그리고 이런 생각도 들어요.
‘사람도 감동을 받는 그 사랑에 우리 주님께서는 어떠하실까? 말만 하는 사랑이 가득한 이 세상에서 몸으로 실천하는 뜨거운 사랑을 보실 때 얼마나 기뻐하실까?’
오늘 복음에서는 예수님의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길을 가다가 아들의 죽음으로 인해서 너무나 슬피 우는 과부를 만나십니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잃은 과부의 슬픔 안에서 주님께서는 사랑을 보셨습니다. 그리고 그 뜨거운 사랑을 보신 예수님께서는 측은한 마음에 이미 죽었지만 다시 죽음에서 일으켜 세우시는 엄청난 기적을 행하십니다.
사랑을 많이 말하고, 또 사랑이라는 단어를 많이 보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그런데 그 사랑이 뜨겁게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그냥 공허하게 들리는 하나의 단어의 조합에 불과한 사랑을 행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요? 그런 모습으로는 주님을 움직일 수 없습니다. 진정한 사랑,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칠 수 있는 마음이 담겨 있는 사랑이야말로 주님을 움직일 수 있음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예쁘게 찍어 줍시다.
사랑과 고통은 하나(‘소중한 오늘을 위하여’ 중에서)
사랑이 살고 있었습니다. 사랑이 사는 바로 옆집에는 고통이 살고 있었습니다.
사랑이 외출을 하면 고통도 따라 외출을 했습니다. 사랑이 걸으면 따라 걷고, 사랑이 뛰면 따라 뛰고…….
언제나 사랑이 가는 곳을 졸졸 따라 다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고통이 자꾸 따라 다니는 것이 귀찮아진 사랑이 말했습니다. “날 따라다니지 마. 너 때문에 사람들이 나에게 접근하기를 꺼린단 말이야.”
고통이 말했습니다. “너와 나는 쌍둥이란 말이야. 내가 너이기도 하고 네가 나이기도 한 거야. 너와 나는 하나의 존재이기 때문에 너만을 원한다든지 나만을 원하다든지 하는 일은 있을 수가 없어.”
그제야 사랑은 깨달았습니다. 고통과 자신은 결코 떨어질 수 없는 사이라는 것을…….
그 날 이후부터…….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고통마저 기꺼이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의 가슴을 찾아 사랑은 오늘도 긴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he said, “Young man, I tell you, arise!” The dead man sat up and began to speak, and Jesus gave him to his mother. (Lk 7.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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