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닫혀진 교회의 문. . . . . [김대성 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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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혜경 | 작성일2006-09-29 | 조회수872 | 추천수9 | 반대(0) 신고 |
2년 전 어느 가을 저녁, 8시경이었다. 지금도 내 머리 한 구석에 집요하게 자리잡고 있는 일이다.
30대 청년이 꾀죄죄한 모습으로 사제관 문을 두드렸다. 문을 열자마자 고함을 치는 것이었다.
"왜 당신네들은 교회의 문을 닫고 있소?!"
갑자기 당한 일이라 말문이 막혔다. 웃어 버리거나 화를 내기에는 맞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저 어리벙벙할 따름이었다.
그런데 그사람 말대로 분명히 교회의 문은 닫혀있었다!
그렇다 . 교회 건물의 문만이 아니고.. 우리들의 문도 꼭 닫혀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는 나만을 위한 교회, 나만을 위해 주님을 믿는 착각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교회에 열심히 다니고 나의 의무를 다했다.
과연 그런걸까? 우리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광야의 쓸쓸함 속에 가야할 곳을 모르고 방황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 중에 우리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입에 풀칠하기 위해 꾀임에 빠져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자신, 교회 건물은 있지만.. 진리가 사라져 버린 마음의 공허함을 달랠 길 없고.. 아집의 옷을 버릴 상대가 없는 서러움을 갖게 된 자기 자신을 아무도 모르게 깜깜한 밤중을 이용하여 주님 앞에 무릎을 꿇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푸념을 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이 모순과 희비가 엇갈리는 갈등 속에 주님은 당신의 풍요함을 드러내신다.
다 타다 남은 몸, 그 속에 실오라기만한 희망을 주님께 돌리면 썩은 고목에서 새싹을 돋구는 신비,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기 위해 찾아온 청년, 쓸쓸하게 보이는 암환자의 미소에서... 하느님의 참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 [믿는 놈이 바보야] 중에서 -
때때로 텅 빈 성당에 들어서면 신자들로 가득하던 미사 시간에 느끼지 못하는 신비로운 느낌을 사랑합니다.
더구나 요즈음 같은 가을날 오후에 찾는 성당은... 수도원의 모습을 닮은 성당이 가까이 있습니다. 성모상 앞에는 낙옆도 살살 굴러다니며 가을이 왔다고 알려 줍니다...
감실 앞에 무릎을 꿇고 침묵으로 말씀드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침묵 속에서만 말씀하신다기에 침묵으로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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