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오늘 복음묵상] 이찬홍 야고보 신부님과의 만남 / 이찬홍 야고보 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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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병규 | 작성일2006-10-25 | 조회수789 | 추천수5 | 반대(0) 신고 |
2006년 10월 25일 연중 제29주간 수요일
사람의 아들도 너희가 생각지도 않은 때에 올 것이니 항상 준비하고 있어라(루카 12, 40)
You also must be prepared, the Son of Man will come.”
예수님께서는 충실한 종의 행복과 불충실한 종의 불행을 설명해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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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오로 사도야말로 하느님의 충실한 종이었습니다. 그리스도 때문에 감옥에 갇히는 죄인이 되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감옥에 갇혀서도 복음을 전하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았습니다. 바오로 사도가 스스로 말하였듯이, “달릴 길을 다 달렸습니다.” 그러고서도 모든 것을 하느님의 은총 덕분이었다고 고백합니다. 우리가 바오로 사도의 열정을 조금이나 마 본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이찬홍 야고보 신부님과의 만남 오늘 복음은 어제 복음 말씀과 마찬가지로 오늘 예수님께서는 ‘깨어 기다리는 사람의 자세’에 대해 알려주십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올 것이니, 당신의 말씀을 잘 지키고, 그 말씀대로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행복하다고 말씀하십니다. 살아가면서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많은 일들을 경험합니다.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해 놀라게 됩니다. 워낙에 건강한 체질이라 평소 병원에 갈 일이 없었는데, 직장에서 건강검진을 받으라고 해서 병원에 가 보니, 말기 암이라는 판정을 받는다면, 참 황당할 것입니다. ‘어떻게 나에게 이런 교통사고가 일어나는가? 어떻게 내가 불치병에 걸릴 수가 있는가? 이런 일이 생길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도 않았었는데…’라며 허탈감에 빠지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많은 일을 경험합니다. 돌이켜보면 그 생각하지도 않을 때에 겪게 되는 일들이, 어쩌면 우리 삶을 이루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때로는 피하고 싶고, 때로는 거부해 버리고 싶지만, 그렇게 피할 수 없고, 거부할 수 없는 일들이 바로 우리의 삶이요, 살아가야할 인생입니다. 우리가 미래에 대해 알 수 없듯이, 내일의 삶 역시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겪게 되는 일들 속에서 하느님의 뜻을 찾고, 그렇게 찾은 하느님의 뜻을 받아 안을 수 있는 은총을 청하여 살아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 삶 안에 ‘생각하지도 않은 때가’ 분명히 존재하기기 때문에, 예수님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미리미리 준비하는 삶을 살아가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겪게 되는 일들이 힘들고 엄청난 사고일 수도 있기 때문에, 요즘 그렇게 보험회사의 광고가 사람들이 마음에 와 닿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그런데, 우리 삶은 ‘생각하지도 않는 때에’ 슬프고, 힘든 일만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기쁘고 놀라운 일도 체험합니다. 지난주일 중고등부 특전 미사를 드린 후에, 신자 분들과 정신없이 인사를 나누는데, 한 40대 초반 쯤 되어 보이는 분이 다가와 정말 놀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이찬홍 야고보 신부입니다.’ 이 말씀을 듣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면서 한동안 할 말을 잃었습니다. (여러분들도 놀라셨죠?) 제가 중3 때쯤에 가톨릭 신문에 저와 이름과 세례명이 똑같은 분이 사제가 되었다는 것을 알았지만… 언제 한번 그 신부님을 만나고 싶다는 마음을 있었지만… 이렇게 저를 만나려고 직접 제주까지 찾아올 줄은… 정말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신부님을 뵙게 될 줄을 꿈에도 몰랐습니다. 무엇보다도, 같은 이름과 세례명이라는 이유로, 찾아 주신 신부님께 너무 고맙고, 또 너무 미안했습니다. 사실, 작년 서울에 있을 때, 저와 이름과 세례명이 똑같은 신부님이 바로 옆 본당에 계시다는 것을 알았지만, 저는 찾아가 인사를 드리지 못했습니다. 솔직히, 같은 이름과 세례명이라는 이유로 찾아뵈어 ‘안녕하십니까? 저 제주교구에 이찬홍 야고보 신부입니다.’ 라고 말씀드리기가 좀 쑥스러웠고, 속된 말로 좀 뻘쭘(주:상황이 어색하고 익숙치 않아 어떤 행위를 취해야 할지 몰라 함) 했습니다. 후배가 먼저 선배를 찾아가 인사드리는 것이 우리에게 익숙한 문화인데… 저는 부끄럽고 나약하다는 핑계로 그렇게 가까이 있으면서도 그냥 지나쳐 버렸는데… 신부님께서는 당신과 똑같은 이름, 세례명을 가진 후배를 만나려는 마음에, 인간적인 부끄러움과 선배의 체면을 다 내어 놓았던 것입니다. 홀로 제주에 오신 것이 아니라, 오랜만에 온 가족이 함께 하는 소중한 시간이었음에도 잠시 시간을 내어 그렇게 저를 찾아오셨던 것입니다. 그러기에 더욱 고마웠고, 너무 미안했습니다. 잠시 신부님과 친교의 시간을 가지며 좋은 만남을 갖게 해 주신… 저의 본당 신부님과 연배가 비슷한 대 선배님을 감히, ‘형님’ 이라 부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들 드렸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여러 가지 일들을 체험하게 되고, 또한 많은 만남이 이루어집니다. 먼 훗날, 주님을 만났을 때에도…‘생각하지도 못할 때에’ 주님을 만나게 되더라도 부끄러움과 아쉬움 속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저와 이름이 똑같은 신부님과의 만남처럼 기쁘고, 행복한 만남이 되길 소망해 봅니다. 그리고,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제게 큰 기쁨과 행복을 안겨주신 서울 대교구 이찬홍 야고보 신부님께 ‘잘 올라가셨습니까? 제주 여행은 즐거우셨습니까?’ 먼저 안부 인사를 드려야겠습니다. 아멘. ▒ 이찬홍 야고보 신부 / 제주교구 중앙성당 보좌 ▒
[생활성가] 내가 먼저 손 내밀지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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