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속에서 아버지와 만남
우리는 그리스도인이 되기 위해 교회가 정한
일정기간의 교육을 받고 세례성사를 통해서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의 기쁨을 선물 받는
성령을 얻었습니다.
이 세례성사는 단순히 원죄와 본죄의 씻김을
받는 선물이 아니라 아버지를 아빠(Abba)라고
부를 수 있는 영광을 얻는 길입니다.
어린 아기가 아버지를 아빠, 아빠하고 부를 때,
우리는 어린 아기의 애교를 바라보며 기뻐하고
더 많은 사랑을 쏟아 붙듯이 우리가 하느님을
아빠라고 부르는 길은 이와 같은 사랑의 길입니다.
교회가 하느님께 다가가고자 할 때는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는 것은 예수님이 하느님을 대하신
순수한 마음 자체를 본받게 하기 위함이고,
우리가 기도할 때 아버지와 예수님이 나누시는
사랑의 교류에 우리를 동참시키기 위함입니다.
예수님과 하나되고 예수님과 같은 마음으로
우리 마음과 생명 전부를 하느님께 나아가는
순수한 사랑과 흠숭의 마음으로 "아빠"라 부르며
아버지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찬양하게 될 때
우리에게도 그리스도의 빛이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아버지의 무한한 사랑으로 인해서
아버지의 그늘 안에서 숨쉬며 살아가는 피조물입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힘으로 살아간다고 하지만
실상 자신의 뜻으로 살아가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것은 아버지와 예수님 사이를
이어주는 사랑의 끈이신 성령의 작용입니다.
이 사랑의 끈은 기도 속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한시라도 기도의 손을
놓지 말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기도는 세상의 모든 차원을 넘어서서
삼위일체의 차원 즉,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끄심으로 들어가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를 입으로만 아빠라고
부르지 않으시고 당신의 모든 것을 다 바쳐
아버지를 무한한 사랑과 공경 받으실 아빠로
모셨는데 이렇게 모실 수 있었던 힘은
바로 예수님께서 수시로 드리셨던 기도였습니다.
예수님께서 피땀을 흘리시며 드린 기도는
삼위일체 하느님의 생명으로 들어가는 기도입니다.
우리도 진정한 기도가 되게 하려면 의식적으로
입으로만 하는 기도가 되지 않고 온 마음을 다해
하느님의 생명으로 들어가는 기도를 해야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삼위일체 하느님의 사랑으로
내 자신이 숨을 쉬고 있다는 체험을 가져야 합니다.
기도문을 외우는 것은 기도하기 위해 행하는
하나의 수단과 방법일 뿐입니다.
외워진 기도문을 그대로 입으로 밷아내는 것은
기도의 목적이나 기도 자체가 아닙니다.
진정으로 기도하기 위해서는 앞에 계시는
하느님을 생생하게 의식 할 수 있어야 하고
가장 간절히 느끼는 바를 온 몸을 다해
하느님께 청하는 기도가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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