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역 소공동체 모임에서 있었던 일이다. 구역 반장을 뽑는 자리에서 저마다 바쁘다는 핑계로 하지 않겠다는 우리에게 수녀님은 이런 말씀을 하셨다. 천주교 신자가 전교도 안 하고 혼자만 몰래 성당에 다니는 것은 천당도 혼자 가려는 것이 아닌가? 개신교 신자들의 십일조는 익히 알려진 것이고, 더 열심히 봉사하기 위해 시간도 십일조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왜 천주교가 되었는지 아느냐고 질문하셨다. 성당과 개신교 교회의 봉헌금 내기가 있었단다. 신자 수는 성당 쪽이 훨씬 많았는데 결과는 교회가 성당보다 몇 곱절 많았다고 한다. 성당 신자들이 천 원만 내어 천주교가 되었다는 것이다. 가끔 만 원짜리가 나오긴 하지만 그것은 가물에 콩나듯 한다는 것이다. 노래방 팁도 만 원을 주면서 하느님께 바치는 봉헌을 천 원만 낸다는…. 물론 우리의 이기적인 마음을 깨우치기 위해 지어낸 우스갯소리일 것이다.
오늘 복음에서 궁핍한 가운데 생활비 전부를 바친 가난한 과부처럼 자신의 모든 것을 주님께 봉헌하는지 반성해 본다. 우리는 돈 바치는 것만 봉헌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시간을 바치는 것도 봉헌이고, 희생을 바치는 것도 봉헌이며, 힘든 삶 안에서 이뤄지는 모든 것을 주님께 돌리는 것도 봉헌이다. 주님은 언제,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봉헌하는지 보신다. 더 아름다운 봉헌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참 신앙인이 될 것을 다짐해 본다.
임종심(서울대교구 중림동 천주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