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악마의 특강 l 정채봉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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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병규 | 작성일2006-11-13 | 조회수860 | 추천수5 | 반대(0) 신고 |
악마의 특강 가을을 맞이하여 악마대학교에서는 은퇴한 명예교수님을 초빙하여 특강을 들었다.
젊은 교수 시절, 명교수라는 이름이 높았던 이 악마교수의 특강은 생각보다 짧았으나 뼈대만은 분명했다.
강의 내용은 “인간을 우리 자식이 되게 하려면“이었다.
"초보자가 인간을 유혹하고자 할 때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는 인간을 고르시오,
바쁜 인간은 죄지을 틈도 가지지 못합니다.“
보통 인간들은 못 하나 가져가는 것은 도둑이 아니고 금반지를 훔치는 것은 도둑이라 하지요.
그러나 어떻습니까. 바늘도둑이 소도둑 되지 않습니까. 이처럼 죄 같지도 않은 죄부터 짓게 하시오. 그러면 이내 우리가 원하는 종이 되어 따라올 것입니다."
"특히 이 점을 명심하십시오. 혀가 가벼운 인간들, 그들을 공략하기는 식은 죽 먹기입니다. 입이 항시 닫힐 줄 모르고 혀를 날름날름 내미는 인간보다 손쉬운 것은 없소."
학생 악마들은 "와” 웃다 말고 얼른 입을 다물었다. 더러는 집게손가락으로 혀를 꽉 붙드는 녀석도 있었다.
은퇴교수의 명 강의는 계속되었다. "그리고 잘 함락되지 않는 인간은 그의 친구를 이용하시오. 친구가 붙들어 주면 우리의 멍에를 쉽게 꿸 수 있습니다."
"최근 들어 인간들은 부쩍 스피드를 좋아한다면서요? 3분 사진, 1분 라면이라는 것이 잘된다고 들었소. 인간을 벼락감투, 벼락부자 같은 환영으로 꾀시오. 그런 고속화 미끼가 최첨단이 될 것 같아요.
"그런데 주의할 게 하나 있소. 아무리 연약해 보이는 인간이라도 무릎을 꿇고 있으면 조심해야 하오. 통회하는 인간에게는 덤벼보았자 헛일입니다." - 바람의 기별 중에서 / 정채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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