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마르 14,43~52)
어쩌다 한 번씩 저는 ' 너도 인간이냐?' 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져보곤 합니다.
하느님을 온누리에 전하는 데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자 사제직을 수행하고 있지만,
제 모습이 오히려 하느님의 이름을 욕되게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저 지신이 도대체 무엇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인지,
사제다운 구석은커녕 사람다운 구석도
모자라는 것은 아닌지 돌이켜 보게 됩니다.
오늘 예수님이 잡혀 가셨습니다.
제자 중 하나였던 유다가 살며시 다가와 예수님을 포옹합니다.
잡아가야 할 사람이 누구인지 알려주려고 앞잡이 노릇을 자청한 유다.
그가 예수님의 열두 제자 중의 하나였다는 사실에
긴장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삼년동안 공생활을 하면서 동고동락을 같이 했던 제자가
예수님을 넘겨 주는 사람이 되었음을 볼 때,
지금 그분의 제자라는 사실만으로
그분을 배반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참된 신부' 가 되어 예수님을 알리는 존재이고 싶었지만,
예수님의 둥 뒤에서 자칫 저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속물 근성이 제 안에 남아 있는 것 같아 부끄러워집니다.
그리고 제 행동들이 저도 모르는 사이에
예수님을 욕되게 하는 행동이 될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제 행동으로 예수님이 욕을 당하지 않도록 더욱더 자주
'나는 무엇하는 사람인가? ' 하고 물어야겠습니다.
" 그분을 넘겨 줄 자는 그들과 암호를 짜서
'내가 입맞출 사람이 바로 그 사람이니 그를 붙잡아 단단히 끌고 가시오."
하고 말해 두었다. 그리고 그가 와서는 즉시 그분께 다가와
'랍비' 하고 말하면서 그분께 입을 맞추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