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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아침을 여는 3분 묵상] 87. '패거리'에서 '우리' 로 (마르 14,66~72)
작성자박종진 쪽지 캡슐 작성일2006-11-17 조회수676 추천수1 반대(0) 신고



    '패거리'에서 '우리' 로 (마르 14,66~72)

    다시 한 번 월드컵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서로의 일치와 단결을 위해 한번쯤 짚어 봐야 할 ' 우리' 라는 말 한 마디는 월드컵 때 보여준 한국의 수준 높은 응원 문화에서도 유감 없이 드러났습니다. 어느 프랑스 신부님은 일치하고 단결하는 한국민의 힘이 부러웠노라고 저에게 수없이 말씀하더군요. '우리' 라는 말은 공동체성을드러내는 말입니다. 나를 넘어서 남을 향해 열려 있는 삶, 혼자의 이익이 아닌 모두의 유익을 추구하는 삶, 공동선을 지향하는 삶 등 긍정적인 의미로 많이 쓰입니다. " 나는 못하지만 우리는 할 수 있다." 라는 말도 이런 공동체성에 힘을 더 해 주지요. 그런데 불행히도 '우리' 라는 말은 때로는 무서운 말로 둔갑햡니다. 그럴 때 '우리' 는 '패거리' 가 되기 쉽습니다. 스스로의 정체성은 돌아보지 않은 채 남들 따라 이리저리 휘둘리다 보면, 자기 자신도 모르게 '우리' 속에 들어가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 라는 말에는 어느 정도 익명성이 있어서 그 속에 몸을 숨길 수도 있고 책임을 피해 갈 구멍도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베드로가 예수님을 배반했을 때, 이런 '우리' 속에 몸을 숨기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베드로가 예수님과 '일 대 일' 의 관계였다면 과연 예수님을 배반했을까요? '패거리' 의 덫에 걸려 그분과 맺은 고유한 관계를 잠시 잊었던 것은 아닐까요? " 하녀가 그를 보고서 곁에 있던 이들에게 '이 사람은 그들과 한패입니다.' 하고 다시 말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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