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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죽기전에 단 하루라도 / 신원식 신부님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11-21 조회수1,244 추천수13 반대(0) 신고

지난 11월 19일(일)요일의 신원식 신부님의 강론 말씀입니다.

 

다음 주가 그리스도왕 대축일입니다. 이번 주, 그 다음 주에 교회력으로 벌써 한 해를 끝내고 대림주일부터 다시 한 해가 시작 됩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늘 종말론에 대한 복음을 낭독하게 됩니다.

 

상식적인 것이지만 우리가 의식하지 않고 싶어하지 않는 것이 종말입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종말이 있습니다. 오늘이 될지 내일이 될지 아무도 모르지만 내 생명이 끝나는 날이 나에게 있어서 이 세상이 끝나는 것이지요.

 

우리 그리스도교회에서 종말은 파괴된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세상이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두려움으로써 종말을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 기쁨으로써 종말을 맞이해야 하는 것이지요.

 

세상의 것이든 신앙적인 것이든 우리가 기쁨으로서 맞이해야 하는 것이 종말입니다. 새로운 세상, 그 세상에는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는 그런 세상입니다.

 

요즈음 제가 기도하고 있는 것이 그것입니다. "단 하루라도 진실된 하루를 살았으면 좋겠다." 사제로서 부끄러운 일이지만 단 하루도 진실되게 살아본 적이 없다는 것을 깊이 깨닫고 있습니다. 

 

죽기전에 단 하루만이라도 온전히 하느님 안에서 진실된 삶을 살 수 있기를 청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어떻게 하면 내가 가장 진실되게 살 수 있는가? 답은 명확하게 나옵니다. 가장 진실되게 사는 방법은 죽음을 눈앞에 두고 사는 것입니다. 정말 내가 내일 죽는다면 오늘 하루 내가 삶을 진실되게 살 수 있는가?

 

얼마전에 인터넷에 "하느님과의 인터뷰"가 유행이었습니다. 누가 지어낸 글로 꿈에서 하느님과 인터뷰하는 것입니다. 인터뷰하는 사람이 하느님께 물었습니다.

 

 "하느님, 당신이 이해하지 못하시는 것이 무엇입니까?" 그중에 하나입니다.

 

 "사람들은 생전 죽지 않을 것 같이 살다가 죽을 때 가서는 한 번도 살아본 적이 없는 것 같이 한다."

 

이 말은 한 번도 진실된 삶을 산적이 없다는 말입니다. 단 하루라도 진실되게 살아본 사람은 죽을 때,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예전에는 "어떻게 살면 잘 살 수 있을까?" 가 화두였다면 지금은 저도 나이가 들었는지 "어떻게 하면 죽을 때 잘 죽을 수 있을까?" 를 생각하게 됩니다.

 

사람은 자기가 산대로 죽습니다. 죽음을 가까이 둔다는 것은 삶을 살아있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젊을 때는 그런 생각을 했지요. "어떻게 죽으면 좋을까?"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많아서 한 순간에 딱 가게 교통사고나 고혈압으로 죽는 것을 바랬는데 이제는 갑자기 죽는 것이 두렵습니다. 그렇게 죽으면 하루도 참된 삶을 살아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요즈음에 기도하고 있는 것은 "고통속에서 죽음을 맞이한다면 하루라도 진실된 삶을 살 수 있지 있지 않을까?" 별로 오래살고 싶지는 않지만 죽을 때를 준비하고 진실된 마음으로 하루를 살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우리는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죽음을 아는 사람이 삶도 제대로 알고 죽음도 제대로 맞이할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 삶을 진지하게 진실되게 만들어 주는 것이 죽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죽음이 아니라면 천 년을 살아도 진실되게 살기가 힘듭니다. 죽음을 통해서 새로운 세상이 시작됩니다. 우리 죽음을 잘 준비할 수 있도록 우리 자신들의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고 "일주일 후에 죽는다면 어떤 마음일까?" 죽음 앞에 우리의 진실된 마음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어쩌면 우리가 죽음을 앞에 두면 많은 것에 감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우리 수련원에 함께 계시는 진 신부님께서는 90 이 넘으셨습니다. 진 신부님께서 세례를 주셨던 분의 아드님의 혼인미사에 참석하셔서 "내가 혼인 미사에 참석하는 것이 마지막일 것이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계속 함께 살아 오셨지만 10 년전부터 죽음을 준비해 오셨는데, 당신은 어디를 가던지 마지막으로 여기십니다. 얼마전에 청계천을 구경시켜드렸는데, 당신 생애의 마지막 청계천 구경이라 하시며 아주 좋아하셨습니다.

 

정말 작은 일에 감사하고 아주 겸손하게 죽음을 준비해 가시는 모습들을 볼 수 있습니다.

 

올해 마지막을 보내면서 우리가 하느님 앞에 설 수 있을 때, 어떤 마음을 드릴 수 있을지 그것에 대해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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