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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밥 두 그릇 수사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최영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6-11-21 조회수936 추천수3 반대(0) 신고
    밥 두 그릇 수사 어느 수도원에 밥만 많이 먹는, 아무리 아파도, 어떤 일이 있어도 반드시 두 그릇씩,그것도 고봉으로 먹는 수사가 한 명 있었습니다. 많이 먹다보니 몸도 불어나게 되었고, 몸이 둔해지다 보니 작업 시간에 별로 도움이 안되었지요. 뿐만 아니라 기도 시간에 졸기는 또 얼마나 조는지... 이를 눈여겨보던 다른 한 수사는 끼니마다 꼬박꼬박 밥 두그릇씩을 게눈 감추듯 하는 그 수사가 무척 못마땅했습니다.자신은 한 번도 밥을 한 그릇 이상 먹어 본 적이 없었을 뿐더러, 언제나 철저한 극기와 절제의 생활을 하고 있었기에, 밥만 축내는 그 형제가 얼마나 미워 보였는지 모릅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어느덧 둘 다 이 세상을 하직하게 되었습니다. 고행에 열심했던 '밥 한 그릇수사'는 당연히 천국에 들어가게 되었지요. 천국에 들어가게 된 '밥 한그릇 수사'가 여유 있게 천국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있었는데, 어느순간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날마다 밥만 축내던 그 수사, 지옥 아니면 잘해 봐야 연옥쯤 있었으려니 했던 그 '밥 두 그릇 수사'가 자기와 똑같이 천국에서 산책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오른 '밥 한 그릇 수사'는 즉시 베드로 사도에게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따졌지요. "이거, 해도 너무한 것 아닙니까? 하느님은 정의의 하느님, 공평하신 하느님이라고 늘 강조 하셨는데, 완전히 뻥이었네요!" 그의 항변을 묵묵히 듣고만 있던 베드로 사도가 이렇게 상황을 설명하였습니다. "자네, 혹시 단 한 번이라도 저 친구 마음 깊숙이 들어가 본적이 있는가? 사실 저 친구의 정량은 밥 두 그릇이 아니라 세 그릇이었다네. 원래 세 그릇을 먹어야 양이 차는 사람이었는데, 저 친구 그걸 참느라고 얼마나 고생했는지 자네는 모를걸세. 그렇다면 결과는 당연히 천국이지." 우스겟소리 같지만 하느님의 시각과 인간의 관점, 하느님의 생각과 인간의 사고방식은 극명하게 차이가 남을 잘 설명하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인간의 상상이나 사고 구조를 완전히 초월하는 나라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뵙게 되는 날, 하느님 나라에서 펼쳐질 상황은 너무도 뜻밖의 것이어서 기절초풍할 정도일 것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인간의 계산 방식이 통하지 않는 나라, 인간의 사고 구조를 훌쩍 뛰어넘는 특별한 나라입니다. 에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첫째였다가 꼴찌가 되고 꼴찌였다가 첫째가 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마태 19,30) 정말 가슴 철렁한 말씀입니다.교회 안에서 사는 사람들, 특히 저희 같은 수도자들, 봉헌 생활자들, 봉사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참으로 섬뜩한 말씀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사제나 수도자들이라고 해서 공짜로 얻을 수 있는 선물이 절대로 아닙니다. 하느님 나라는 겉이 그럴듯해 보이는 사람들, 말 잘하는 사람들, 교회 가까이 사는 사람이라고 해서 자동적으로 주어지는 선물이 절대로 아닐 것입니다. 겉은 초라해 보이지만 하느님을 향한 사랑과 열정은 이 세상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한평생 가난과 병고, 갖은 장애로 시달리던 사람들, 그들은 이 세상에서부터 이미 십자가의 길을 충분히 소화해 낸 사람들이며, 끝까지 견뎌 낸 사람들이니 하느님 나라 예약은 두말하면 잔소리입니다. 그러니 지금 말 못할 만큼 큰 슬픔이나 뼛속까지 사무치는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들은 기뻐하십시오. 하느님 나라가 멀지 않습니다. 하느님께서 주실 그 영원한 안식과 다정한 위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힘 내십시오! ~♡ 양승국신부의 하느님께스며들기 ♡~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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