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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그러뜨린 미나 한잎
작성자김선진 쪽지 캡슐 작성일2006-11-22 조회수689 추천수5 반대(0) 신고

찬미 예수님!

 

그래서 그는 종 열 사람을 불러 열 미나를 나누어 주며, ‘내가 올 때까지 벌이를 하여라.’ 하고 그들에게 일렀다.” 루카복음 1913

 

난 예수님께로부터 받은 미나 한잎을 제대로 건사하지 못한 사람이다.

 

딸애가 혼수상태로 중환자실에 누워 있을 때, 난 봉쇄 수녀원에 가서 기도를 부탁했던 적이 있다. 그때 그곳에 계신 나이든 수녀님께서 하느님에게서 온 딸애를 온전히 하느님께 돌려 드리라는 말씀을 하셨다.

 

오늘 복음에서 열 사람이 각각 받은 미나 한 잎씩을 어떤 이는 열배로 늘려 왕으로 부터 칭찬을 듣는가 하면 한 잎을 그대로 땅속에 묻어둔 이는 왕으로 부터 크게 호통을 당해서 있는 것 마저 빼았기는 신세가 될 뿐더러 처형까지 당하는 신세가 된다는 비유를 예수님께서는 들어 주신다.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와졌음을 느끼고 있던 백성들에게 예수님께서는 성실히 최선을 다해서 말씀대로 살아 가라는 충고일게다.

 

하느님으로 부터 받은 자식들을 난 제대로 불리지도 못했고 그나마 제 모양대로 건사도 못 했음을 뉘우치고 있다.

 

육체적 장애자가 된 딸애에 이어 사지육신 멀쩡한 딸도 정신적인 장애자로 말썽만 피우자 남편은 우리가 애들을 잘못 키웠다고 자책을 할 때, 난 반발했었다.

 

나름대로 열심히 성심껏 과히 틀리지 않게 자녀를 교육했는데 천부당 만부당하다고 남편을 몰아 댔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남편 말이 과연 맞는 소리다.

 

난 세상의 경쟁 사회에서 싸워 이겨 높은 자리를 차지하라고 또, 교과서처럼 반듯하고 옳게 살아야 한다고 주장을 했지 유아 영세를 받은 아이들이건만 하느님께 감사하고 경배하며 찬미드리라고는 말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큰 애가 중학교 시절에 성당의 모임에 혼신을 다 하느라 정신이 없는 것을 보고는 공부에 지장을 준다고 성당의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게 한 적도 있었다.

 

작은 애는 잘 보살피지 못해서 사지불구를 만들고 큰 애는 하느님께로 부터 받은 온유함과 순종스러움이 간데 없는 사나운 아이로 만들어 버렸다.

 

땅속에 미나를 고이 묻어 둔 이는 원형은 보존했겠지만 난 원형조차 없어진 우그러뜨린 동전 한 잎만 남았으니 예수님께 크게 호통을 당할게 분명하다.

 

그래도 자비로우신 하느님이시니까 지금이라도 뉘우치고 있으니 용서해 주시고 어여삐 여겨 주시라고 열심히 기도드리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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