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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1월 23일 야곱의 우물- 루카 19, 41-44 묵상/ 하느님의 시선으로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6-11-23 조회수963 추천수3 반대(0) 신고

하느님의 시선으로

그때에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가까이 이르시어 그 도성을 보고 우시며 말씀하셨다. “오늘 너도 평화를 가져다 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더라면…! 그러나 지금 네 눈에는 그것이 감추어져 있다. 그때가 너에게 닥쳐올 것이다. 그러면 너의 원수들이 네 둘레에 공격 축대를 쌓은 다음 너를 에워싸고 사방에서 조여들 것이다. 그리하여 너와 네 안에 있는 자녀들을 땅바닥에 내동댕이치고, 네 안에 돌 하나도 다른 돌 위에 남아 있지 않게 만들어 버릴 것이다. 하느님께서 너를 찾아오신 때를 네가 알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루카 19,41-­44)

◆교구청 관리국에서 일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세속과 관련된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단순하게는 사제로서 익숙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어떤 가치관으로 일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울 때가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강론 중에 교우들을 향해서는 너무나 쉽게 세상 한복판에서 복음대로 살아야 한다고 큰소리로 말했지만 막상 일을 하면서는 세상 논리가 더 크게 보이는 경우가 자주 있었습니다. 이런 어려움을 호소하면 주교님은 항상 “필요하다면 하느님께서 다 마련해 주실 것입니다.

 

우리 예수님의 방식으로 복음 정신으로 일합시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주교님께서 현실 감각이 떨어져 쉽게 말씀하신다고 생각했지만 일을 할수록 그 말씀이 정답이라는 확신이 생겨났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평화(구원)의 길’을 찾지 못하는 예루살렘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십니다. ‘하느님의 길’이 아닌 ‘세상의 길’을 선택한 결과가 어떤 것인지 예수님은 분명히 보셨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우리에게 다양한 길을 보여주며 이것이 우리를 참된 행복으로 이끌어 준다고 설득력 있게 속삭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자주 그 속삭임에 이끌려 ‘하느님의 길’에서 벗어나 ‘세상의 길’로 걸어가곤 합니다. 그 길의 끝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말입니다.

 

이제 우리 모두는 예수께서 눈물을 흘리시며 우리에게 말씀하고자 하시는 의미를 깊이 생각해 봐야 할 때입니다. 예수님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하느님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하느님의 길’을 따라 걸어가고자 하는 결단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를 당신 ‘평화(구원)의 길’로 초대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생명의 샘이 진정 당신께 있고, 우리는 당신 빛으로 빛을 보옵나이다.”

이재화 신부(의정부교구 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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