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는 집안
오랜 옛날 어린 색시가 시집을 갔는데, 하루는 시어머니가 가마솥에다
빨래를 한 솥 앉혀놓고 며느리에게 불을 때라고 시키곤 마실을 나갔다.
새 색시가 시어머니 시키는 대로 불을 때고 있는데, 조금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 같아 살펴보니 밑에 깔린 빨래가 누렇게 타지 않았겠는가?
빨래를 꺼내놓고 어쩔 줄을 몰라 울고 있으려니, 시어머니께서 들어오셔
빨래 태운 얘기를 하면서 자꾸 우니까...
"얘야 ! 괜찮다. 내가 늙어서 정신이 없어 빨래를 잘 못 안쳐 그랬구나.
울지마라 아가 !"
이때 새 신랑이 들어왔다.
"왜들 그러세유?"
자초지종을 얘기하였더니...
"제가 아침에 들에 나가기가 바뻐 물을 조금만 길어다 놓아서
그랬구먼유. 제 잘못이니 그만들 두세유."
잠시 후 이번엔 시아버지가 들어오셨다.
"허허 ! 거 뭣들을 가지고 그러는고?"
또 그 얘기를 시아버지께 말씀드렸드니...
"얘야 ! 괜찮다. 내가 늙은 것이 근력이 부쳐 장작을 굵게 패놓은
것이 잘못이지, 며늘 아기 허물이 아니다. 그만들 둬라."
잘못을 모두가 내 탓이라고 하여 가정이 화목하고 집안이 흥(興)하니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로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