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빈들 詩 레오나르도 무서리 내린 서늘한 아침부터 누런 들판이 무너진다 아버지의 경전이 펼쳐지고 짚신 벗은자리 아들이 낫질하며 지났고 그보다 더 먼날 질펀한 흙에 신농의 역사가 쓰여 졌다더니 누렇게 깔린 화가의 붓끝에서 밀레의 가을 들판이 무너졌다 바람 어깨동무 할때 장마 비 지나갔고 개구리 합창에 푸른 움 돋나더니 육중한 기계음 따라 들판이 무너진다 조상님 발자국 지우고 새로운 일기가 쓰여지며 희망이 쓰여지고 희*노*애*락도 쓰여지고 아들의 등록금이 쓰여지며 열강의 비웃음이 쓰여지더니 열사들의 눈물이 흔적없이 마르며 누런 가을 들판이 무너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