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수(刺繡)

어머님 한 땀씩 놓아 가는 수틀 속에선

밤새도록 오동나무 한 그루가 자라고 있다

매운 선비  군자란(君子蘭) 싹을 내듯

어느새 오동꽃도 시벙글었다

태사(太史)신과 꽃신이 달빛을 퍼 내는 북전계하(北殿階下)

말 없이 잠든 초당 한 채

그늘을 친 오동꽃 맑은 향 속에

누가  당음(唐音)을 소리내어 읽고 있다

그려 낸 먹붓 폄을 치듯

고운 색실 먹여 아뀌 틀면

어머님 한삼 소매끝에 지는 눈물

오동잎새에 막 달이 어린다

한 잎새 미끄러뜨리면 한 잎새 받아 올리고

한 잎새 미끄러뜨리면 한 잎새 받아 올리고

스르릉스르릉 달도 거문고 소리 낸다

어머님 치마폭엔 한밤내 수부룩이 오동꽃만 쌓이고..... .

                            (시:송수권)

바실리아 자매님.

며칠 전엔 등꽃으로 만났는데, 오늘은 오동꽃으로 만나네요.

자매님과 내가 이심전심인가!

아니면 이해인 수녀님과 송수권 시인이 이심전심인가!

오동꽃이 나와서 반가운 마음에 답변글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