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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정주(定住:stability)의 영성-----2006.11.28 연중 제34주간 화요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6-11-28 조회수706 추천수6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강론 말씀)

 

 

 

 

2006.11.28 연중 제34주간 화요일

                                                

요한 묵14,14-19 루카21,5-11

                                                  

정주(定住:stability)의 영성

“너는 죽을 때까지 충실하여라.

  내가 생명의 화관을 너에게 주겠다.”


위의 복음 환호 송과 오늘 말씀을 묵상하며

새삼 베네딕도회 수도자의 첫째 서원인 정주의 영성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평생 죽을 때까지 내 삶의 중심이신 하느님 안에,

공동체 안에 뿌리 내린 나무와 같은 삶을 뜻합니다.


그 무엇도 피하지 않고 믿음으로 직면하면서 주님을 위해

온갖 어려움들을 견뎌내며 살아가는

충실하고 항구한 삶을 의미합니다.

 

규칙의 머리말도 마지막 구절이 이를 다음과 같이 요약하고 있습니다.
“주의 가르침에서 결코 떠나지 말고,

  죽을 때까지 수도원에서 그분의 교훈을 항구히 지킴으로써

  그리스도의 수난에 인내로써 한몫 끼어

  그분 나라의 동거인이 되도록 하자.”(RB머리50).


그렇습니다.

뿌리 없는 불안과 혼란의 시대일수록 삶의 중심이신

하느님께 뿌리 내린 정주의 영성은 절실합니다.

 

외관의 부수적인 것들에 좌우되는 삶이 아니라

중심의 본질적인 것에 충실한 삶이며,

변화무쌍한 세상 속에 살면서도 언제나 영원하신 하느님께 집중된 삶입니다.


“너희는 속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여라.

  많은 사람이 내 이름으로 와서,

 ‘내가 그리스도다.’, 또 ‘때가 가까웠다.’하고 말할 것이다.

  그들 뒤를 따라가지 마라.

  그리고 전쟁과 반란이 일어났다는 소문을 듣더라도 무서워하지 마라.”


이런저런 유언비어에 경거망동하지 말고,

요지부동, 자기 삶의 자리에 항구 하라는 주님의 말씀도

정주의 삶에서 비로소 가능합니다.


“낫을 대어 수확을 시작하십시오.

  땅의 곡식이 무르익어 수확할 때가 왔습니다.”


“그 날카로운 낫을 대어 땅의 포도나무에서

  포도송이들을 거두어들이십시오.

  포도가 다 익었습니다.”


평생 하느님 안에 깊이 뿌리 내린 정주의 삶에 충실했던 이들은

이런 가슴 철렁이게 하는 묵시록의 최후 심판의 말씀도

전혀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평생을 매일 심판의 날을 살았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이 다 지납니다.

 

정주의 삶을 살다보면,

봄, 여름, 가을, 겨울이 흐르는 것이 보이고,

세월도 사람도 흐르는 모습이 보입니다.

 

무수한 변천 중에도 언제나 지금

여기 현존하는 하느님께 뿌리내린 정주의 사람만이 시공을 넘어

영원한 삶을 삽니다.


“너 무엇에도 마음 설레지 마라.

  다 지나가느니라.”

성녀 아빌라의 데레사 말씀입니다.

 

오늘도 주님은 성체성사의 은총으로

정주의 삶에 충실하도록 우리를 도와주십니다.


“한 평생 은총과 복에 겨워 사는 이 몸,

  영원히 주님 안에 사오리다.”(시편23,6).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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