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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피흘림 없는 박해, 피흘림 없는 순교
작성자장이수 쪽지 캡슐 작성일2006-11-29 조회수692 추천수4 반대(0) 신고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나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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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피를 뿌리게 하는 박해는 적어도 사라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더 교할한 박해가 시작되었습니다. 그것은 피를 부르지 않는 박해 입니다.

 

이 박해는 자기 자신이 스스로 만드는 박해 입니다.

남들에게서 모진 고통과 환란을 겪는 박해가 아닙니다.

 

자기 자신이 유혹을 받아 들이고 갈등에 빠지는 상황,

시련을 극복하려는 것이 아니라 시련을 거부하려는 몸부림,

악의에 대해 선의는 힘을 잃고 악의로써 올라 서려는 끈질긴 투쟁 ...

 

더 많은 박해적인 요소가 이제는 내적인 곳으로 부터 자행되어 옵니다.

남에게서 받는 박해가 점점 줄어들자

결국엔 스스로에게서 그 박해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자기 스스로 회의주의에 빠지며, 상대주의에 철학적 칼날을 빼어 들고

자신이 지켜오던 신앙을 조금씩 알게 모르게 시험하면서

 

자신 스스로의 질곡에 깊이 빠져드는 교할한 이 박해에 순교하지 않고

도리어 스스로 이런 박해를 원하면서 맞아 들이고 있다(비순교)는 것이 이상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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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를 박해로 여기지 않는 이런 교할한 박해를 받아 들이면서

끝내 신앙에서 스스로 무너져 내리는 시대적 현상에서

피흘림 없는 순교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일찍이 이를 '백색순교'라고 명명하기도 합니다만

인내로써 그리스도 주님에 대한 신앙을 잊지 않고

새로운 의미의 순교정신으로

그와같은 피흘림 없는 박해를 올바로 직시하고 이를 극복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남의 박해에 대해서는 이겨 내려는 강한 열정을 발휘하지만

자기 스스로의 박해적인 것들에 대해서는 이기고자 하는 힘을 잃었습니다.

 

박해에 - 순교로서 대응하지 않고

오히려 수긍하고 받아 들이며 현실과 타협해 보려는 비순교적인 마음이

하느님과의 일치를 어둡게 합니다. 

 

오로지 인간적인 본위에 따라 '신인관계'를 부정하며

인간주의를 높이 치켜 세워 올리며 하느님께 드릴 영광과 찬미를 인간에게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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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는 끝없이 계속 됩니다.

주님의 날이 오시기 까지는 결코 끝날 수 없는 일입니다.

 

오늘 시대의 박해는 무엇이며,  어디서 일어 나며,

어떤 순교적인 자세가 필요한지를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자신을 버려야 한다는 가르침은 오래전 부터 내려온 신앙의 교훈이었습니다.

자신에게 집착하려는 육신적 온갖 정욕을 버리고 교만했던 자기 자리에서 내려 와야 합니다.

 

순교자적인 겸손한 자리를 골라 무릎을 꿇고

하느님을 향하여 자기를 버려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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