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영광
11월 29일(수) : 하느님 나라로 가는 순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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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을 따르기로 결심한 날이 있었습니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마태 7,13) 는 예수님의 말씀을 믿고
그렇게 살기로 다짐한 날이 있었습니다.
그 날 저는 부모님께 “신학교에 가겠습니다.”라고 말씀드렸고,
많은 설득과 대화 끝에 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이제 내 자식이 아니다. 집을 떠나라.”
누구나 주님을 따르기 시작한 때가 있을 것입니다.
처음에 주님을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내가 그동안 살아오면서 추구해 온 모든 가치들을 포기해야 합니다.
모든 욕심과 이기심을 끊어버려야 합니다.
그래서 더 어렵습니다.
이렇듯 주님이 전해지는 곳
그곳에는 진통이 따릅니다.
마치 아기를 밴 엄마가 아기를 낳을 때 쯤 돼서는
죽을 만큼의 고통을 겪는 것처럼
그렇게 아픈 것이 주님을 따르는 길입니다.
그러나 진통이 사라지는 그 순간
더 할 수 없는 평화와 기쁨이 찾아옵니다.
기도생활이 점점 더 몸에 익숙해지고
사랑을 실천하는 것에 맛들이게 됩니다.
그 때는 하느님 나라에 산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를 깨닫게 됩니다.
오늘 복음을 세 단어로 요약해 본다면
“박해”, “인내”, “생명”입니다.
우리가 하느님 나라로 가는 순서입니다.
먼저 박해가 따릅니다. 어려움이 있습니다.
다음으로 그 어려움을 끊임없이 인내합니다.
숨이 넘어갈 것 같아도 참습니다.
몸에 익숙해지기 까지는 인내가 필요합니다.
그러다가 생명을 얻게 됩니다.
이제 편해집니다. 살 것 같습니다.
수영을 배우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물에 처음 들어가는 사람은
물이 두렵습니다.
그러다가 용기를 내어 물속에 뛰어듭니다.
그리고 한 팔 한 팔 젓기 시작하고
물에 뜨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아직 물 위에서 숨쉬기가 어렵습니다.
한계를 뛰어 넘어야 하는 많은 훈련 끝에
어느 순간 숨쉬기가 편해집니다.
그야말로 수영을 즐길 수 있는 것이지요.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어제 사제관 축복식이 있었습니다.
부모님께서 사제관을 보시고 많이 좋아하셨습니다.
이제 저는 숨쉬기가 편해 졌습니다.
이제 부모님을 저를 위해, 저 때문에
기도하십니다.
아들 신부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우리의 마음에, 우리의 가정에
아직 신앙의 뿌리가 내리지 않았다면
결단이 필요합니다.
주님을 우리 집에 모시겠다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실행할 때 어려움이 따를 것입니다.
이 때 포기하지 않아야 합니다.
끝까지 기도하고, 끝까지 사랑을 실천하십시오.
어느 순간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박해”, “인내”, “생명”
우리 신앙인이 걸어가야 할 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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