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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은총과 자비의 생명 빵을 주시는 예수님, 교회
작성자장이수 쪽지 캡슐 작성일2006-12-06 조회수609 추천수4 반대(0) 신고

은총 창조사업을 비롯하여 영생에 이르기까지

하느님께서 인간을 위하여 해내신 묘한 일들이며

엄밀히 말해서 하느님께서 당신자신을 인간에게 내놓으신 행위이다.

 

은총인간에 대한 자비로우신 태도나 호의일 뿐만 아니라

심지어 하느님 당신 자신을 선물로 내놓으시는 것을 뜻한다.

 

신약성서 전체는 ‘은총사’라고 할 수 있다.

하느님의 계획 뿐 아니라 인간이 누릴 지복직관으로 완성될 신인상봉을 묘사 주고 있다.

은총이 있다면 다만 그리스도의 은총이 있을 뿐이다.

 

동방교회 교부들은 은총 ‘신성에의 참여’ 개념을 중심으로 하여

하느님의 현존과 ‘인간의 신화’(神化)로 보았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찾아오심으로써 우리가 하느님을 모실 합당한 자로 만드시고

또한 하느님을 모실 소질을 갖게 하셨다.

 

모든 은총생활은 인간이 되신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하여 이루어진다.

말씀의 강생으로 시작된 참된 신인 상봉은 죽음과 부활로 완성된다.

 

아드님은 자신이 취하신 인간성을 통해서 아버지와 변함없는 부자관계를 유지하시고

신인(하느님과 인간) 간에 다리 역할을 하시는 유일한 중개자이시다.

 

아드님의 몸(지체)이 됨으로써 그 인간성은 근본적으로 성화되어

인간성을 새롭게 하는 모든 은총의 원천이시다.

 

아드님은 십자가에서 죽어가는 이 몸을 통해서 아버지의 용서를 죄인들에게 베푸셨으며,

부활을 통하여 아드님은 인간으로서 아버지의 생명으로 사시고 아버지와 함께 성령을 보내주신다.

 

의로우신 하느님께서 우리를 의롭게 만드셨기에 하느님께로부터 선물로 받은 이 의(의로움)는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서 해내신 초자연적인 효과이며 또한 창조된 은총이다.

여기서 의화(의로움)은총과 성화(거룩함)은총은 완전히 부합한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의인'인 동시에 '성인'으로 만드신다.

성령께서 우리 안에 계시고 활동하시며 우리를 성화시키신다.

 

하느님의 현존은 천주성삼 제3위이신 성령과 결부되어 있는데

이는 오직 성령만이 우리 안에 내주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성부와 성자로부터 성령을 떼어놓을 수가 없기에

하느님께서는 삼위일체로 계신다는 뜻이다.

 

하느님께서 몸소 우리 가운데 임하시므로

성경도 ‘참여’란 개념을 차용하여 우리가 신성에 참여한다고 표현하고 있다.

물론 우리는 하느님과 하나의 실체가 되는 것이 아니다.

 

교부들의 설명에 따르면 참여란 개념은 절대적인 의존을 뜻하고 있기에

이 개념을 범신론적인 의미로 이해할 수 없고,

다만 신성에 해당되는 불멸의 참여로 해석되어야 한다.

부활로써 완성된 이 불멸의 참여가 미리부터 신인결합을 암시하고 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이 비록 죄인이 되었을망정 인간에 대한 당신의 태도를 바꾸지 않으셨다.

그분은 언제나 생명하느님이시지 멸망의 하느님이 아니시다.

 

인간의 입장에서 볼 때는 이 신인 관계가 놀라울 만큼 새로워졌다.

하느님께 거역함으로써 죄의 결과인 벌을 면할 수 없게 된 절망적인 상태에 빠진 인간

이제 막다른 길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인간하느님의 양자가 되었다.

 

이 놀라운 신분의 변화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서 하사하신 선물이다.

대내적인 관계 - 성부, 성자, 성령을 서로 맺는 관계 - 로 존재하시는

삼위일체생명으로 살게 된 믿는 이들은 바로 이 대내적 관계에 참여하게 되었다.

 

아버지께로부터 우리에게 파견되신 독생성자인 예수님께서는

아버지의 나라를 선포하시면서 이 나라에 들어가는 조건으로 당신 자신에 대한 신앙을 요구하셨다.

우리가 참되신 아드님과 결합되어야만 아버지의 양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믿음으로 그리스도 예수와 함께 삶으로써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다”.

그리고 이 결합은 성령으로 말미암아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성령을 모시지 못한 사람은 그리스도의 사람이 아니다”.

성령께서는 우리를 아드님과 같은 모습으로 만드시며 우리는 성령에 힘입어 하느님을 아빠로 부른다.

아버지께서는 아드님 안에서 성령에 의해 우리를 양자로 삼으신다.

 

‘많은 형제들의 맏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몸이 교회 안에 우리를 모으신다.

교회는 아드님이 현존하시고 성령께서 우리를 아드님과 결합시키시는 장소이면서

성서와 성사를 통해서 용서와 화해를 베푸는 은총의 도구이다.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전하고, 해석하면서

온 인류를 그리스도께로 인도하는 교회는 원래 신인관계의 성사이다.

교회는 무엇보다도 성사를 통해서, 특히 성사들의 절정인 성체성사를 통해서

그리스도의 몸, 성령의 능력으로 축성되고 모인 몸, 그리고 아버지께 드리는 몸이 되게 한다.

하느님께서 행동하시는 차원과 인간이 행동하는 차원이 서로 다르다.

시간초월하시는 하느님께서는 예정하시는 순간부터 심판을 내리실 때까지

우리 인간역사를 한 눈으로 안배하시므로,

이미 인간의 행동을 아시고 최후상태를 결정하신다.

 

“업적은 은총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다만 이미 받은 은총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항상 당신의 선물을 우리의 '로'로 만드신다.

신앙조차도 은총선행조건이 될 수 없고 다만 하느님의 자비인 것이다.

그러나 이 믿음과 이 사랑은 곧 나의 마음이요 나의 사랑이다.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

 

 

 

< 고 문세엽 신부님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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