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에게 중요한 사명을 맡기려 합니다.” 지난 주에는 분가한 남성팀, 사도의 모후 쁘레시디움이 태어난 지 한 돌을 맞아 우리 단원들끼리 모여 조촐한 축하 파티를 열었다. 그 자리에서 본당 신부님이 단원들에게 교리교사로 활동할 것을 권유하신 것이다. 예비자 교리 52과를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이 돌아가면서 해준다면 예전처럼 교리교사 한 명이 전체를 할 때보다 훨씬 부담이 적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지금처럼 예비자들이 기다리지 않고 언제든지 교리를 시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하셨다.
우리는 신부님의 새로운 아이디어에 모두 동의하면서, 특별히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을 아껴주시는 마음에 가슴 뭉클했다. 이제 남은 것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일이다. 회합을 하면서 기타사항 시간에 누구를 교리교사로 추천할 것인지를 토론하게 되었다. 우리 팀 단원 중 세 명이 추천을 받았는데 모두 할 수 없는 사정을 이야기하면서 빠지려고 했다.
나도 머릿속으로 핑계거리를 찾고 있었다. 그런데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입술에 아주 강한 접착제가 붙어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왜 이럴까? 정말 이상하다. 그러다 시간을 놓쳐버리고 말았다. 평소에는 “주님의 도구로 써주십시오. 주님 포도밭에 일꾼으로 써주십시오”라고 기도하면서 이렇게 막상 봉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인간적인 마음이 앞서면서 빠지려고 하는 나약함을 어찌할까? 주님, 부디 인간적인 나약함을 고쳐주소서.
신금재(캐나다 캘거리 성 안나 한인 천주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