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음 안에 굳어진 생각을 바꾸기란 그리 쉽지 않습니다. 우리 주변에서도 한 가지 사건에 대해 참으로 다양한 의견이 있어 저마다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주장하다가 결국 논쟁이 싸움으로 되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됩니다. 그것이 정치적 사안이든, 종교적 갈등이든, 사회적 문제든 말입니다. 저마다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어 생각을 바꾼다는 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미국에서는 누군가를 만났을 때 결코 물어서는 안 되는 금기사항이 세 가지 있는데, 여자의 나이를 묻는 것과 종교가 무엇이냐고 묻는 것과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지 묻는 것이라고 합니다. 여자의 나이를 묻는 것은 실례라는 생각에서이지만 종교적 논쟁이나 정치적 논쟁에는 양보의 여지가 없고 여기에 ‘내 편’ ‘네 편’이 확연히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은 ‘내 편’이 되지 않는 상대방을 향해 질타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빗대어 그분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이 시대를 무엇에 비기랴….” 그들은 새로운 눈으로, 열린 마음으로 예수님을 바라볼 수 없었습니다. 그분은 조상 대대로 기다려 온 메시아에 대한 환상을 여지없이 깨어버리는 파격적인 분이셨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의 입맛에 맞추어 주는 분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의인들’의 친구가 아닌 ‘죄인들’의 친구였기 때문입니다.
혹시 나는 하느님을 늘 내 편이 되어주시는 분, 그래서 진실을 바라보지 못하게 하는 편협한 분으로 가두어 버리는 것은 아닌지요?
오영숙 수녀(사랑의 씨튼 수녀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