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276) 메리 크리스마스 / 김연준 신부님 | |||
---|---|---|---|---|
작성자유정자 | 작성일2006-12-18 | 조회수715 | 추천수5 | 반대(0) 신고 |
글쓴이 : 김연준 신부님(미국 어학연수 중)
<댄 이야기> <"그때 우리는 이미 한 달이 넘게 스탠포드대학 의료센타에서 4Km 정도 떨어진 아파트에 살고 있었습니다. 장기이식을 기다리고 있는 환자들과 함께 열여덟 살 나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심장이었습니다.
성탄 무렵 할머니가 전화로 '집으로 오려무나.' 하셔서 어머니는 짐을 꾸렸지만 나는 갈등을 느꼈습니다. 심장 이식을 받지 못하면 곧 죽게 될 내게 크리스마스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하지만 나는 가족들을 기쁘게 해 주고 싶어 길을 나섰습니다.
자동차 뒷좌석에 앉아있는 동안 나는 더 이상 견디어내지 못하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내 우리 마을에 도착하여 집으로 향할 때 할머니가 달려오며 '되돌아 가!' 라고 소리쳤습니다.
'병원에 심장이 왔대! 고속도로 순찰대도, 라디오도 너희를 찾고 있어!'
교통사고가 난 젊은이가 죽기 전에 심장을 기증한 것입니다. 그런데 그 심장은 4시간 밖에 보관할 수 없어 빨리 이식되어야 하는데 한 시간 밖에 남지 않았던 것입니다.
할머니가 기발하게 경비행기를 불렀습니다. 경찰차로, 비행기로, 또 앰블런스로 그렇게 병원에 도착하니 4분전이었습니다.
수술준비실 한쪽 구석 라디오에서는 내 수술이 잘 되도록 기도해 달라는 말이 흘러나왔습니다. 나도 기도를 했습니다.
'얘야, 너와 바꿀 수 있는 모든 것은 다 내어 주겠다.' 라고 아버지는 말씀하셨고, 어머니는 내 심장에다 귀를 대고 계셨습니다.
수술 이틀 후 '댄, 크리스마스를 축하한다!' 하며 어머니가 편지와 엽서가 들어 있는 커다란 우편물 뭉치를 가지고 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위해 기도했다고 했습니다. 한 편지는 목이 메어서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는 비록 너를 알지 못하지만 남편과 나는 너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든다. 우리의 외아들이 너에게 심장을 선물했단다. 우리는 너무도 큰 것을 잃었지만 네가 그 애의 심장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나니 고통 속에서도 큰 힘이 된다.'">
우리는 바로 댄이다. 우리의 심장은 시기와 질투,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받아왔던 상처투성이로 병들어 있다.
이런 비참한 나에게 하느님께서는 당신 외아들을 이 세상에 보내셨다. 나의 병든 심장을 떼어내고 당신 외아들의 심장을 달아주기 위해서다. 모든 것을 다 주겠다고 했던 댄의 아버지처럼... .
우리의 마음과 예수님의 마음이 교환되고 내 심장과 예수님의 심장이 교환된다. 메리 크리스마스는 '기쁘게 성탄 미사에 참석합시다.' 라는 뜻이다.
그렇다! 미사에서 우리는 예수님의 성체성사를 통해 예수님의 심장을 내 심장에 모신다. 예수님의 탄생은 나의 탄생이다. 소리높여 감사의 노래를 부르자.
ㅡ원제(原題) : 크리스마스가 무슨 소용이야 ㅡ
출처 : 가톨릭 다이제스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