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난... 죄없는 사람 .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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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혜경 | 작성일2006-12-19 | 조회수884 | 추천수8 | 반대(0) 신고 |
- 도미니카 자매님이 만들어 저의 집 문앞에 놓아 두고 간 대림환에 초를 3개 켰습니다 -
후리 웨이가 거북이 걸음을 합니다. 대형 쇼핑몰은 파킹을 하려면 몇 십분을 뱅뱅 돌아야 합니다. 쇼핑백을 든 사람이 나오면 그 뒤를 천천히 따라가서 겨우 파킹을 합니다.
이것이 성탄을 기다리는 대림절의 모습인가!
저도 예외 없이 마지막 쇼핑에 머리가 아픕니다. 언제나 다른 사람들에게 신경쓰고난 후, 가족들의 선물에 허둥대곤 합니다. 집 안에는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을 하고 지붕 아래는 고드름 전구를 달아 동네 분위기에 동참을 하고... 분명히 이것만이 크리스마스의 분위기여서는 안된다는 생각은 들지만...
일년 동안 같이 애쓴 고마운 사람들, 감사 인사를 드려야 할 분들... 또 받기만 할 수도 없는 성탄 축하의 선물, 작은 선물이라도 보내 주고 싶은 마음까지... 그러나 아직도 남편의 선물은...? (돈 안쓰는게 더 큰 선물이라네요)
지난 번, 최인숙(바실리아)님이 이곳을 방문했을 때. 코바늘로 무엇을 뜨고 계셨는데, 설것이 할 때 쓰는 스폰지 대용이라고... 하나 선물로 주셨는데, 써보니 정말 좋아서 저도 성탄 선물로 가을 동안 여러개를 짰습니다. 작은 정성과 기도도 살짝 보태어 보았습니다.
이렇게 한 쪽 준비에만 정신이 팔려 있었는데... 지난 주 저희 본당에 대림 특강과 판공이 있었습니다.
모두들 바쁘고 피곤한 저녁 시간이라서 인지... 예상 보다 적은 교우들이 특강에 참석하였습니다.
한상만 신부님이 들려 주시는 강의가 새롭게 들려왔습니다. 그 분의 강의는... 듣는 사람이 흡수하고 감동에 머리가 맑아 집니다. 그 신부님의 표정과 몸짓 그리고 호흡에서 전달 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못들은 사람들에게 전해 주려니 그 감동을 제 말로는 도저히 전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저 정말 정말 좋으니 와서 들으세요. 할 밖에는... 수요일, 목요일 이틀을 하품 한 번 하지 않고 들었습니다. 그저 함께 참석하지 못한 분들이 안타까웠습니다. 제 권고를 듣고 목요일에만 참석하신 분은 진심으로 고마워하셨습니다.
들뜬 마음을 가라앉혀 주셨습니다. 그리고 금요일, 판공성사!
이 무슨 교만인지? '나 죄 지은거 없는데......,' 아침 일찍부터 성찰을 시작했으나...
주일 거른 일 없고, 여행 중에도 주일미사에 참례할 수가 있었으니. 가족들에게 잔소리를 좀 했지만 다 좋은 뜻으로 했고, 다른 사람 조금 시기도 하고 미워도 했지만, 얼른 잘못인 줄 알고 마음을 고쳐 먹었고... 운전하면서 양보도 잘했고, 걸인들에게 가끔 돈도 주었고, 매일 아침미사를 좀 거르기도 했지만 (요즈음은 더 많이) ... 아침 미사 좀 걸렀다고 죄는 아닐테고... 아! 난, 죄 진것 정말 없네!
그냥 판공에 갔습니다. 본당 신부님께서 참회 예절을 시작하셨습니다.
강론을 하시는데.. "죄지은 줄 모르고 사는 사람은 교만한 사람입니다!" 첫 말씀부터 저를 향해 찌릅니다.
"죄를 세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하느님께 지은 죄. 하느님께 약속을 드리고 지키지 못한 일! (저, 딱 걸렸습니다)
두 번째, 자신에게 지은 죄. 자신에게 약속하고 지키지 못한 것들! (또, 딱 걸립니다)
세 번째, 이웃에게 지은 죄, 이웃에게 잘못한 일들... (또 다시 걸려듭니다)
그 다음엔 무슨 말씀을 하셨는지 기억이 않납니다. 계속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하는 바람에... 뒷사람의 시선도 아랑곳없이 걷잡을 수 없이 눈물이 흐릅니다.
아침미사를 살살 거르기 시작하면서 (아침에 시간이 없는 것도 아니니까 이유는 제 게으름 때문이라) 감실 앞에 꿇어 앉아, '앞으로 게으름 부리지 않겠습니다!' 하느님께 몇 번씩이나 약속을 드렸으니 미사에 빠진 것이 죄가 아니라 하느님께 약속을 드리고 지키지 못했으니 죄를 지은 것입니다.
내 자신에게도 약속하고 지키지 못한 것이 어디 한 둘이어야지요! 달콤한 유혹에는 거의 다 넘어가고... 우선 맛이 있어도 많이 먹지 않겠다고 다짐다짐 하고도. 체중을 줄이지는 못하고 맛있는 것만 찾고 있습니다.
이웃에게? 더 이상 무슨 말씀을 드리겠습니까? 하루에 열 두번도 더 미워하고, 샘 내고, 판단하고, 저주도 내리고... 얼른 마음을 고쳐 먹었다고 하지만, 그건 제 생각이고 미움, 시기, 질투, 저주는 내 마음에 그대로 남아 있으니...
어떡할까? 종이에 적어 가지고 들어가야 하나? 하나도 없었던 죄가 줄줄이 떠오릅니다.
고해실에 들어가 울기 부터 했습니다. 천 분의 일 정도 고백을 했을까요?
사죄경을 받아 안고 나왔습니다. 고해 성사가 주는 은혜!
입으로 고백하는 것 보다... 고해 성사를 하고자 죄지은 것을 거슬러(성찰) 되찾아가는 일! 그래서 작은 잘못은 얼른 회개을 하고...
하느님께 조금 말씀드리고(그래도 제 죄를 다 아실 것임) 그 분과 화해를 하고 돌아오는 밤 길...
환 한 달빛도 눈에 들어오고, 반짝이는 별도 보였습니다.
작은 아기... 어서 오십시오.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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