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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월 23일 야곱의 우물- 루카 1, 57-66 묵상/ 들어야 말을 할 수 있다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6-12-23 조회수608 추천수4 반대(0) 신고

들어야 말을 할 수 있다

엘리사벳은 해산달이 차서 아들을 낳았다. 이웃과 친척들은 주님께서 엘리사벳에게 큰 자비를 베푸셨다는 것을 듣고, 그와 함께 기뻐하였다. 여드레째 되는 날, 그들은 아기의 할례식에 갔다가 아버지의 이름을 따서 아기를 즈카르야라고 부르려 하였다. 그러나 아기 어머니는 “안 됩니다. 요한이라고 불러야 합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들은 “당신의 친척 가운데에는 그런 이름을 가진 이가 없습니다” 하며, 그 아버지에게 아기의 이름을 무엇이라 하겠느냐고 손짓으로 물었다. 즈카르야는 글 쓰는 판을 달라고 하여 ‘그의 이름은 요한’이라고 썼다. 그러자 모두 놀라워하였다. 그때에 즈카르야는 즉시 입이 열리고 혀가 풀려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하느님을 찬미하였다.

 

그리하여 이웃이 모두 두려움에 휩싸였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이 유다의 온 산악지방에서 화제가 되었다. 소문을 들은 이들은 모두 그것을 마음에 새기며, “이 아기가 대체 무엇이 될 것인가?” 하고 말하였다. 정녕 주님의 손길이 그를 보살피고 계셨던 것이다.
(루카 1,57-­66)

◆벙어리가 말을 못하는 이유는 성대나 혀에 이상이 있어서가 아니라 대개는 듣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교포사목을 위해 미국에 갔을 때 처음에는 영어를 거의 못했다. 아주 쉬운 말은 할 수 있었지만 상대방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으니 가끔 한다는 말이 동문서답이지 대화가 아니었다.

 

 영어를 잘하려면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을 먼저 배워야 되겠기에 알아듣지도 못하면서 라디오와 텔레비전을 항상 틀어놓고 있었고, 어떤 때는 거의 밤을 새워 텔레비전을 보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한 달쯤 지났을 때 한두 마디 들리기 시작하더니 한두 문장이 들리면서 마침내 거의 모든 내용이 귀에 들어왔다. 귀가 먼저 뚫리더니 입이 열린 것이다. 입이 열려 말을 하려면 먼저 귀가 열려야 한다.

 

오늘 복음에서 즈카르야는 “즉시 입이 열리고 혀가 풀려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하느님을 찬미하였다”고 한다. 즈카르야는 엘리사벳이 아들을 낳아줄 것이라는 주님의 말씀을 귀담아듣지 않고 믿지 않아 벙어리가 되었지만, 이번에는 아들의 이름을 요한이라고 지으라는 주님의 말씀을 듣고 따르는 순간 입과 혀가 열려 말을 하게 된 것이다.

 

우리도 주님의 말씀을 듣지 않으면 주님의 말씀, 주님의 뜻에 맞는 말을 할 수 없지만 그 말씀을 들으면 주님의 뜻에 맞는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박용식 신부(원주교구 횡성 천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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