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이 뛰어난 스승에게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런데 스승은 무술은 뛰어났지만 성질이 고약해서 무술과 관련도 없는 갖가지 노동이나 허드렛일을 시키면서 제자들을 심하게 괴롭혔다. 훈련은 힘들었고 모욕적인 대우를 받을 때가 많았다.
그러자 제자들은 한두 명씩 무술 배우기를 포기하고 스승을 떠났고 단 한 명만 남았다. 마침내 그 제자는 스승의 무술을 모두 배워 스승 못지않은 고수가 되었다. 고된 훈련과 험난한 길을 끝까지 참고 견딘 제자는 무술의 고수가 되어 목적을 달성한 것이다.
본당에서 야외 미사나 각종 행사를 할 때 항상 벌어지는 현상이 있다. 시작할 때는 신자들이 많지만 끝날 때는 몇 명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나는 신자들을 행사에 끝까지 참석시키기 위해 여러 방법을 사용한다.
그것은 폐회식 때 행운권 추첨을 한다든가, 끝까지 남는 신자들에게만 기념품을 주는 방법이다. 예비신자 교리를 시작할 때는 꽤 많은 사람들이 출석하지만 세례를 받는 예비자는 그리 많지 않다.
악이 판을 치고, 불의가 정의를 이기는 듯하고, 사랑이 어리석어 보이는 이 세상에서 정의와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힘들고 어렵지만 끝까지 견디는 사람은 이 세상에서 구원받을 뿐 아니라 저 세상에서 완전한 하느님 나라를 누릴 것이다.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마태 10,22).
박용식 신부(원주교구 횡성 천주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