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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당 나 귀 . . . . . . . . . . . . . [류해욱 신부님]
작성자김혜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6-12-26 조회수756 추천수8 반대(0) 신고

 

 

 

 

 

 

스테파노- 우물에 빠진 당나귀


당나라 때의 일이랍니다.

어느 농부에게 짐을 부리는 등의 여러 가지 일을 시키기 위해

집에서 기르는 당나귀가 있었는데

어느 날 그만 발을 헛디뎌서 빈 우물에 빠졌답니다.

 

우물이 너무 깊어 농부는

슬프게 울부짖는 당나귀를 구할 방도가 없었습니다.

이제 당나귀도 늙어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는 처지였고,

마침 물은 말라 소용없고 너무 깊어서 위험한 우물도

파묻으려고 했던 터라 농부는 안타까웠지만

당나귀를 단념하고

동네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여

우물을 흙으로 메우기로 했습니다.

 

동네 사람들은 우물을 파묻기 위해 모두 각자 삽을 가져와서는

흙으로 우물을 메워갔답니다.

자기 머리 위로 흙을 붓자,

당나귀는 자기를 묻으려는 줄 알고 더욱 더 울부짖었습니다.


그런데 조금 지나자 웬일인지 당나귀가 울음을 멈추고

잠잠해졌습니다.

동네 사람들이 궁금해 우물 속을 들여다보니

놀라운 광경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당나귀는 자기 위에서 떨어지는 흙더미를 털고

바닥에 떨어뜨려 편편하게 했습니다.

 

그래서 발밑에 조금씩 흙이 쌓이게 되고,

당나귀는 그 흙더미를 타고 점점 높이 올라오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당나귀는 자기를 묻으려는 흙을 이용해 무사히

그 우물에서 빠져 나올 수 있었답니다.

기가 막힌 이야기이지요.

사람들이 우리에게 던지는 온갖 욕설과 비난과 모함과

오욕의 흙이 오히려 우리를 살릴 수 있습니다.

 

 

남이 흙을 던질 때 오히려 그것을 이용하여

우리 자신이 더 성장하고 비상할 수 있는 디딤돌로

만들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곤경의 우물에 빠진 것처럼 느낀다면,

오히려 지금이 기회입니다.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모든 것은 그것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달라집니다.



성탄 바로 다음날 첫 순교자 스테파노 축일을 맞아

죽음 이야기를 듣습니다.

저에게 아기 예수님의 탄생은

이미 죽음을 내포하고 있음을 상기시켜 주는 섭리로

느껴집니다.

그 죽음은 또한 부활을 포함하고 있으니 참으로 오묘한

신비이지요.

 


마치 당나귀에게 던진 흙이 당나귀를 빈 우물에서 올라오게

했듯이...

스테파노에게 던진 돌이 그를 하늘나라로 올라가게 했습니다.

 

 

그는 하늘이 열려 있고 사람의 아들,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오른쪽에 서 계신 것을 보았고,

자기가 본 광경을 향해 곧장 하늘나라로 올라갔습니다.

 

 

바로 적대자들이 던진 돌멩이를 딛고

하늘나라로 오른 것이지요.

그것이 우리가 감히 헤아릴 수 없는 신비이지요.
논쟁으로는 은총과 성령으로 충만한 스테파노에게

대항할 수 없었던 회당의 사람들은 화가 치밀어 이를 갈며

그를 돌로 칩니다.

 

 

육신의 생명은 죽여도 영혼은 어떻게 할 수 없는 그들은

자기들이 던진 돌이 부메랑이 되어

결국 자기 자신들에게 돌아올 것을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들이지요.

 

 

때로 우리도 화가 나서 누군가에게 돌을 들려고 할 때,

내가 돌을 던지려는 그 사람이 스테파노는 아닌지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우리도 누군가의 말을 들으면서 마음에 화가 치밀 때,

그가 오히려 은총과 성령이 충만한 사람인데

다만 나와 생각과 사고가 다른 사람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그런 사람에게 돌을 던지면서

오히려 우리가 정의롭다고 생각하는 어리석음을 저지를 수

있습니다.

바로 우리 약한 인간의 모습이지요.

 


한편 누군가가 우리에게 돌을 던지려고 할 때,

우리는 또한 스테파노의 모습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사람들이 돌을 던질 때에 스테파노는

 

“주 예수님, 제 영혼을 받아 주십시오.

하고 기도하였습니다.

 

 

누군가가 우리에게 비난과 모욕의 돌을 던질 때,

대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도 스테파노처럼 다만

그것을 묵묵히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를 주시도록

기도하는 길 밖에 다른 방도가 없습니다.

그런데 그 묵묵히 받아들임 안에서 우리도 높이 비상할 수

있습니다.

마치 당나귀가 흙을 밟고 올라 온 것처럼,

스테파노가 돌을 받고 하늘나라로 오른 것처럼.



때로 죽어야 사는 것...

그것이 인생임을 오늘 스테파노에게서 배웁니다.

 

            

 

                Merry Christma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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