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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천주의 성모마리아 대축일]세상에서 가장 큰 복을 받는 방법(이기양 신부님)
작성자전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6-12-31 조회수1,032 추천수0 반대(0) 신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새해가 되면 만나는 사람들마다 복 많이 받으라는 덕담을 주고받습니다. 너도 나도 복을 빌어주는 이 아름다운 새해 아침에 문득 생각해봅니다. 사람들 중에 가장 많은 복을 받은 사람은 누구일까.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루카 1,42.45)

 그렇습니다. 성모 마리아이시지요. 성모 마리아처럼 하느님의 축복을 많이 받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나자렛이라는 작은 동네에 살고 있던 한 소녀, 마리아는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는 엄청난 은총을 받고 이천 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공경과 사랑을 받아오고 있습니다.

 성모 마리아는 어떻게 가장 복된 여인이 될 수 있었을까요? 운이 좋아서 하느님의 은총이 자기도 모르게 넝쿨째 굴러 들어온 것일까요? 아니지요. 그 복은 언제나 하느님 뜻에 따라 살려고 노력했고 하느님 말씀을 소중하게 간직하며 살았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복이었습니다.

 새해 첫날이며,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인 오늘, 저는 여러분들께 하느님 안에서, 또 세상을 살면서 복을 받을 수 있는 중요한 방법을 한 가지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갈릴래아 호수'처럼 사십시오. 예수님이 태어나신 이스라엘은 우리나라의 경상도 크기밖에 되지 않는 아주 작은 나라입니다. 이 나라에 '갈릴래아 호수'가 있고 또 바다도 하나가 있는데 그 이름이 '사해'(死海)입니다. 곧 죽음의 바다(The Dead Sea)입니다. 이렇게 이스라엘에는 갈릴래아 호수가 있고 사해가 있으며 그 둘을 연결해 주는 요르단 강이 있습니다.

 그런데 갈릴래아 호수와 사해는 극과 극을 이룹니다. 갈릴래아 호수는 물이 맑고, 고기도 많으며, 강가엔 나무가 자라고, 새들이 노래하는 아주 아름다운 곳입니다. 이스라엘의 젖줄과도 같은 역할을 하는 풍요로운 생명이 넘실거리는 호수이지요.

 이에 비해서 사해는 죽음의 바다입니다. 더러운 사해는 그 물에 어찌나 염분이 많은지 사람이 들어가면 둥둥 뜰 정도입니다. 해서 이곳에는 고기도 살 수 없고 먹이가 없으니 당연히 새들도 깃들이지 않으며 사람 또한 찾지 않는 곳이 되어버렸습니다.

 어떻게 그 작은 나라에 생명이 넘쳐나며 누구나 좋아하는 풍요로운 호수가 있는가 하면, 아무도 살지 않고 찾지 않는 죽음의 바다가 있을까요? 이토록 극단적인 호수와 바다가 함께 공존하는 이유는 분명히 있습니다.

 갈릴래아 호수는 상류로부터 흘러 내려온 물을 다시 요르단 강을 통하여 내보내기에 항상 물이 새롭고 깨끗하여 생명이 넘쳐납니다. 반면에 사해는 갈릴래아 호수보다도 낮은 까닭에 물이 흘러 들어와도 계속해서 가두기만 할 뿐 밖으로 내보낼 줄을 모릅니다. 그러므로 자연 죽은 물이 될 수밖에 없지요. 받은 만큼 나누는 곳에는 생명이 꽃 피고, 움켜쥔 채로 나누지 않은 곳에는 죽음만이 존재했던 것입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 찾아가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포근하고 따뜻한 기운이 감도는 그 사람에게 가면 왠지 다시 힘을 얻을 것만 같고 찾아가 아무 말 안 해도 푹 쉬고 온 느낌이 듭니다. 그런데 가만 들여다보면 그런 사람들은 자기의 것을 못 챙길 정도로 나누는 것이 몸에 배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에게는 늘 솟아나는 생명의 힘이 있습니다.

 반대로 아무도 찾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쓸쓸한 마당에서 친구들을 기다리지만 사람들은 그를 고약하게 여길 뿐 가까이 하려하지 않습니다. 그가 움켜쥐기만 할 뿐 나눌 줄 모르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움켜쥐면 풍요롭게 될 것 같지만 결과는 죽음뿐입니다. 결국 생명과 죽음, 축복과 박복은 내 것을 얼마나 나누면서 사는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입니다.

 성모 마리아께서 하느님과 인간을 위하여 일생을 봉헌하시고 내어 주는 삶을 통하여 가장 복된 여인이 되었듯이 나눔의 삶을 통한 축복의 한 해를 맞으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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