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성가정 공동체 ----- 2006.12.31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가정 성화 주간)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6-12-31 조회수661 추천수5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6.12.31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가정 성화 주간)
                                                                        

집회3,2-6.12-14 콜로3,12-21 루카2,41-52

                                                          

 

 

 

 

성가정 공동체

 



오늘은 2006년 끝 날이자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입니다.

 
날로 가정들의 기능들이 약화되어가는 이 시대에

오늘 경축하는 성가정 축일

더할 나위 없이 고맙고 소중하고 사랑스런 축일입니다.

 

저희 수도원은 잘 아시다시피

성 요셉을 주보로 모신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으로,

성가정 수도 공동체를 이루고자하는 소망에

몇 년 전, 수도원 정문을 들어서자마자 왼쪽 비탈에 성모자상을 세웠습니다.

 

많은 이들이 이 앞을 지날 때 마다 고개 숙여 성가정 되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자주 지날 때 마다 바치는 화살기도가 있습니다.


“성가정의 예수, 마리아. 요셉이여,

  당신의 성가정 요셉수도원을 축복하소서.”


과연 여러분의 가정은 성가정입니까?


성가정은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을 모범으로 하여

가족 모두가 노력할 때 하느님 은총으로 서서히 성가정으로 변모 되어 갑니다.

 

단번에 성가정 공동체 되는 게 아니라

성가정 공동체가 되어가는 여정 중의 가정 공동체들입니다.


‘여정’이란 말마디가 중요합니다.

결코 이상적인 완성된 성가정 공동체가 아니라

완성을 향해 여정중인 불완전한 공동체란 것입니다.

 

그러나 가정 공동체내의 갈등과 불화, 문제점을 지닌 불완전한 공동체에

추호도 실망하거나 좌절할 것 없으니

바로 주 그리스도께서 함께 계시기 때문입니다.

 

마치 항해 중인 배에 가정을 비유한다면

가정이란 배의 선장은 그리스도라 할 수 있습니다.

주 그리스도님 함께 계시므로 비로소 성가정 공동체입니다.

 
미사경문 중 감사기도 마침 영광송이

바로 성가정 공동체의 원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으로 하나 되어 전능하신 하느님 아버지께”로  여정 중인 성가정 공동체란 것입니다. 성부, 성자, 성령의 삼위일체 하느님과 하나 된,  철저히 그리스도 중심의 공동체가 바로 성가정 공동체입니다.  


주 그리스도께서 함께 계시므로

주님께서 우리를 용서하신 것처럼 서로 용서할 수 있습니다.

 

누구에게 불평할 일이 있더라도 끝까지 참아 주고 용서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는 용서의 샘이자 사랑의 샘이기 때문입니다.


주 그리스도 안에 살기에

그리스도의 평화가 우리의 마음을 다스림으로 비로소 공동체의 평화입니다.

 

밖으로야 시끄럽고 분열되어 보이지만

저변에는 그리스도의 평화가 강같이 흐릅니다.

 

그리스도 안에 살 때

저절로 샘솟는

감사하는 마음이요,

자발적인 순종이요,

치유되는 내적 상처요,

우리 안에 풍성히 머무르는 그리스도의 말씀입니다.

 

오늘 2독서 바오로의 콜로새서

성가정 공동체의 비밀을 활짝 열어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내용 ‘입으십시오.’라는 말마디입니다.


“형제 여러분, 하느님께 선택된 사람, 거룩한 사람, 사랑받는 사람답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동정과 호의와 겸손과 온유와 인내를 입으십시오,”


마치 옷 입듯이 동정과 호의와 겸손과 온유와 인내의 옷을,

그리스도의 옷을 입으라는 말씀입니다.

 

그리스도 안에 산다는 것,

바로 옷 입듯이 그리스도를 옷 입고 산다는 뜻입니다.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입으십시오. 사랑은 완전하게 묶어주는 끈입니다.”


사랑을 입으라는 말씀 그리스도를 옷 입듯이 입으라는 말씀입니다.


옷이 사람을 만듭니다.

이래서 제복이 있는 것입니다.

 

오랜 세월 수도복을 입다보면

수도복이 수도자를 지켜주며 수도자를 만들듯이

오랜 세월 사랑이신 그리스도를 옷 입고 살다보면

우리 또한 사랑이신 그리스도가 됩니다.

 

이 그리스도의 옷이 모든 유혹과 죄악에서 우리를 보호해 주고 지켜줍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를 통하여’가

가장 실감 있게 표현되는 장이

하느님의 거룩한 성전 안에서의 공동전례인 미사와 성무일도 시간입니다.

 

이 성전 안에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미사와 성무일도를 통해

그리스도와 함께,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릴 때

더욱 굳건해 지는 성가정 공동체입니다.


늘 말씀드리다시피 마음이 같아서, 성격이 같아서 일치가 아니라

바라보는 중심인 그리스도가 같아서 일치입니다.

 

가족들 각자가 중심인 그리스도께 가까워질수록

알게 모르게 공동체의 일치도 깊어갑니다.

 

이 그리스도 중심을 확인하는 가시적 장소가 바로 성전이요

이 성전에서 끊임없이 미사와 기도를 드리는 우리 공동체입니다.

 

오늘 복음의 잃었던 소년 예수를 성전에서 찾아낸 성모님과 예수님과의 대화가

의미심장합니다.


“얘야, 우리에게 왜 이렇게 하였느냐?

  네 아버지와 내가 너를 애타게 찾았단다.”


하자 즉각적인 예수님의 대답입니다.


“왜 저를 찾으셨습니까?

  저는 제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하는 줄을 모르셨습니까?”


이 화두와 같은 예수님이 한 말을

요셉, 마리아 부모는 알아듣지 못하였다 합니다.

 

바로 아버지의 집인 성전이 우리 성가정의 원형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성가정내에서의 자식들은 내 소유의 자식이 아니라

하느님 아버지의 자식들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부모는 잠시 하느님의 자녀들을 맡아 키우고 보호할 뿐

진정한 아버지는 하느님뿐이라는 것입니다.

 

이 모든 일을 마음에 간직한 성모님,

차차 이 심오한 진리를 분명히 깨달았을 것입니다.

 

아니 자식만이 아니라

노부모님들이나 공동체의 형제들 또한

하느님이 보내주신 그리스도의 사람들입니다.

 

그리스도를 대하듯 대해야 합니다.

집회서를 통한 주님의 간곡한 당부 말씀입니다.


“얘야, 네 부모가 나이 들었을 때 잘 보살피고,

  그가 살아있는 동안 슬프게 하지 마라.

  그가 지각을 잃더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그를 업신여기지 않도록 네 힘을 다하여라.

  부모에 대한 효행은 잊혀 지지 않으니,

  네 죄를 상쇄할 여지를 마련해 주리라.”


교회의 성전 전례에 참여하여

함께 미사하고 기도하고 말씀을 배울 때

비로소 성가정 공동체가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지상에서 결코 완성된 성가정 공동체는 없습니다.

안팎으로

무수한 파도와 풍랑을 겪어가면서 항해 중인 우리 성가정 공동체입니다.

 

그리스도께서 몸소 성가정 공동체의 선장되시어

어려움 중에도 기쁘고 평화로운 여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으로 하나 되어 전능하신 하느님 아버지께로’

나아가는 자랑스러운 우리 성가정 공동체입니다.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