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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께서 알려 주신 그 일' - [유광수신부님의 복음묵상]
작성자정복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6-12-31 조회수730 추천수4 반대(0) 신고

<주님께서 알려 주신 그 일>(루가 2, 15-20)

 

천사들이 하늘로 떠나가자 목자들은 서로,"우리가 베틀레헴으로 가서 주님께서 우리에게 알려 주신 그 일, 그 곳에서 일어난 일을 보도록 합시다."하고 말하였다. 그리고 서둘러 가서, 마리아와 요셉과 구유에 누운 아기를 찾아 냈다.

 

오늘 복음은 천사들에게서 시작하여 목자들에게로 목자에게서 또 다시 아기에 관하여 들은 사람들에게로 마치 릴레이 달리기를 하는 것처럼 복음이 이 사람에게서 저 사람에게로 저 사람에게서 또 다른 사람에게로 전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참으로 아름답고 역동적인 목습이다.

그들에게 전해주는 내용은 제일 먼저 천사가 일러준 대로 구유에 누워 있는 아기에 관한 내용이었고 그리고 끝은 "천사가 자기들에게 말한 대로 듣고 본 모든 것에 대하여 하느님을 찬양하고 찬미하며 돌아갔다."고 맺는다.

 

언득 듣기만 해도 무엇인가 신나게 전달되고 전달되고 그리고 기뻐서 찬미와 찬양을 드리는 모습을 쉽게 상상할 수 있다. 우리는 이런 모습을 무엇이라 하는가? 한 마디로 이것이 복음 전파요 신앙인의 삶이다. 이제 이런 일들은 복음에서만이 아니라 복음을 듣고 믿는 우리들에게도 끊임없이 일어나고 우리를 통하여 이 세상 끝마칠 때까지 계속해서 일어나야 할 일들이다.

 

복음은 항상 하느님에 관한 것이고 그리고 하늘에서부터 전해지는 것이다. 그 어떤 복음도 인간적인 것이 없고 또 지상에서 나오지 않는다. 작은 점 한 점이라도 모든 복음은 다 하느님에게 관한 소식이며 하늘에서부터 전달된 것이다. 그것이 인간의 말과 다른 점이고 인간이 전해주는 소식과 다른 점이다. 하늘에서는 천사들이 복음을 인간에게 전해주고, 땅에서는 그 복음을 들은 목자가 다른 사람들에게로 가서 전해주듯이 오늘은 우리가 이 복음을 전해주어야 할 사람들이다.

 

목자들이 "우리가 주님께서 알려 주신 그 일, 그곳에서 일어난 일을 보도록 합시다."라고 말한 것처럼 신앙생활이란 복음을 통하여 주님께서 알려주신 그 일, 그 곳에서 일어난 일을 보고 놀라며 하느님을 찬양하고 찬미드리는 것이며 또 자기가 들은 대로 가서 보고 다른 이들에게 전해 주어 그들도 들은 대로 가서 보고 하느님을 찬양하고 찬미드리게 하는 것이다.

 

"목자들은 천사가 자기들에게 말한 대로 듣고 본 모든 것에 대하여 하느님을 찬양하고 찬미하며 돌아갔다."라고 하였듯이 신앙생활의 시작은 들음에서부터 시작해서 하느님을 찬양하고 찬미하고 돌아가는 것이어야 한다. 들은 것이 없으면 볼 것이 없고 또 듣고 보는 것이 없으면 놀랄 일도 없고 하느님을 찬미하고 찬양할 일도 없다.

 

우리에게 매일 매일 이런 일들이 반복되어야 한다. 즉 매일 복음을 듣고 들은 것을 보고 자기가 본 것에 대하여 하느님을 찬미하고 찬양하는 것으로 돌아가야 한다.

결국 우리가 돌아가야 할 곳은 우리가 왔던 하느님의 나라에로 돌아 가는 것이요, 그 나라는 매일 하느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한 발짝 한 발짝 우리가 왔던 고향에로 다가 가는 나라인 것이다. 매일 들려 주는 복음을 들을 수 있는 귀가 열리고 들은 것을 볼 수 있는 눈이 뜨일 때 우리의 입에서는 늘 하느님을 찬양하고 찬미하는 소리가 나올 것이다.

 

그리하여 목자들이 천사의 소리를 듣고 "우리가 베들레헴으로 가서 주님께서 우리에게 알려 주신 그 일, 그 곳에서 일어난 일을 보도록 합시다."하며 서둘러 가서 "마리아와 요셉과 구유에 누운 아기를 찾아 냈다."고 하였듯이 우리의 발걸음은 재빠르게 움직일 것이다.

 

성당에 가는 것을 서두를 것이며 복음을 묵상하는 일을 서두를 것이며 "매일 복음 묵상"을 보는 일을 서두를 것이다. 그리하여 또 다시 새로운 깨달음을 얻고 기뻐서 하느님을 찬양하고 찬미드리는 하루를 시작하게 될 것이고 하루 생활을 하는 동안 우리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내가 새롭게 듣고 보고 깨달은 것을 전해주기 위해 열을 올릴 것이다.

 

즉 우리의 하루의 삶은 "오늘은 어디에 가서 무엇을 먹을까? 누구를 만나서 수다를 떨을까? 오늘 하루를 심심해서 어떻게 지낼까?"라는 걱정을 하지 않을 것이다. 복음에 한번 눈을 뜨게 되면 그 다음 부터는 절대로 주일 미사에 가는 것이나 매일 복음을 묵상하는 일이나 복음을 전하는 일에 있어서 억지로 또는 마지못해 하지도 않을 것이며 마냥 늦장 부리지도 않을 것이다.

 

오히려 복음을 전하기 위해 서두를 것이며 묵상하기 위해 서두를 것이며 묵상하면서 깨달은 것을 전하기 위해 서두를 것이다. 늘 신나는 삶이요, 늘 기쁨에 충만한 삶이요, 늘 행복한 삶이요, 늘 에너지가 넘쳐 흐르는 삶이요, 생명력이 철철 넘쳐 흐르는 삶일 것이다. 금년 새해는 서둘러서 복음을 듣고 듣고 본 것을 다른 이들에게 전하는 행복한 삶이기를 기원합니다.

 

어느 자매님을 통하여 "들꽃마을"에서 보내온 좋은 글이기에 나눌까 합니다.


 

다리는 아무나 밟고 지나 다녀도 언제나 말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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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님이시여!
다리는 나를 저쪽으로 건너가게 하고,
그 사람을 이쪽으로 건너오게 하더이다.
다리는 나를 그 사람에게 데려가기도 하고,
그 사람을 나에게 데려 오기도 하더이다.

 

다리는 이쪽과 저쪽을 손잡게 하고
이 사람과 저 사람을 사랑하게 하나이다.
오늘도 수많은 인생들이 갈등과 고민과 긴장과 아픔을 지닌 채
다리를 밟고 지나가고 있나이다.
그러나 다리는 여전히 말이 없더이다.

 

다리는 이별을 만남으로 다시 만들어 가고,
미움과 증오를 용서와 화해로 바꾸어가더이다.
그러면서도 다리는 여전히 아무말을 하지 않더이다.

 

참으로 사랑하는 님이시여,
우리 모두의 인생은 관계 속에 놓여 있더이다.
너와 나의 과계는 그 누군가의 다리가 있어야하고
이 사람과 저 사람의 관계 또한 나의 다리가 있어야 가능해지나이다.

 

그래서 님이시여,
우리는 그 누군가의 다리를 밟고 오늘의 나이까지 건너왔으니
이제는 내가 그 누군가의 다리가 되어
그 사람의 생명을 타고난 수명까지 이어 주어야 하나이다.

 

이토록이나 힘 들고 힘든 세상....
다른 사람들이 밟고 지나가도록 한번쯤 엎드려 주시면 아니되나이까?
쓰리도록 아프고 아픈 세월들...
다른 사람들이 편안히 지나가도록 한번만 자존심을 꺽으시면 아니되나이까?

 

참으로 세상에는 다리를 건너는 사람은 많아도
다리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드물더이다.

 

님이시여,
부디 힘드시더라도 아무말없이 푸른 강물, 높은 계곡을 잇는
다리가 되어 남은 여생 그 시간 그 자리에 그냥 서 계시옵소서.


                        2003년   새해 이른 아침에

 

                                       -유 야고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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