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이슬람 교도들은 어떻게 기도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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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병규 | 작성일2007-01-08 | 조회수509 | 추천수7 | 반대(0) 신고 | |
"이슬람 교도들은 어떻게 기도해요"
미국에서 선교할 때 가톨릭 일꾼공동체라는 곳에서 노숙자들과 함께 살았습니다. 유교전통이 강한 한국에서는 어림도 없는 얘기지만 미국에서는 남녀가 한 집에서 공동생활을 하는 게 그리 낯설지 않습니다. 저도 다른 여성 노숙자들과 한 방을 썼습니다. 어느 날 아프리카 출신 40대 흑인 아저씨가 새로 들어왔습니다. 사업차 미국에 왔는데 본국에 내란이 일어나 돌아갈 수 없게 되자 하루아침에 노숙자로 전락한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흑인 아저씨는 영어를 몇 마디 밖에 할 줄 몰랐습니다. 참을성 많은 미국 봉사자들도 의사소통이 이뤄지지 않자 대화를 포기했습니다. 남의 나라에서 말을 못하는 게 얼마나 서러운 일인지 익히 아는 터라 남의 일 같지가 않았습니다. 손짓 발짓 해가며 대화를 이어 나가는 동안 그가 이슬람교도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이슬람교도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메카를 향해 기도하는 것을 아는 터라 "기도는 하셔요?"라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그는 손사래를 치며 "여기는 가톨릭에서 운영하는 시설인데 어떻게 이슬람식 기도를 할 수 있겠어요?"라며 슬픈 표정을 지었습니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처럼 노숙자로 전락한 것도 서러운데 자기네 종교 식으로 기도도 할 수 없는 그의 마음이 어떨까 싶어 떠듬떠듬 설명했습니다. "괜찮아요. 가톨릭에서 운영하는 곳이지만 종교의 자유는 보장됩니다. 여기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미국 땅이에요. 언제라도 좋으니 원하실 때 이슬람식으로 기도하세요. 그리고 이참에 이슬람교도들이 어떻게 기도하는지 가르쳐 주세요. 이슬람 형제들이 어떻게 기도하는지 알고 싶거든요." 그는 제 말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재차 확인했습니다. 그러더니 어린아이처럼 신이 나서 제게 이슬람 기도방법을 가르쳐 주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그의 환한 얼굴을 처음 보았습니다. 그는 신이 나서 방으로 뛰어 올라갔습니다. 한참 뒤 방에서 나온 그는 연신 고개를 숙이며 고맙다는 인사를 했습니다. "복동, 고마워. 이렇게 기도할 수 있으니 날아갈 것 같아. 내 처지는 여전히 변함없지만 이제 희망이 생겼어. 내가 기도하면서 너를 이곳에 보내준 하느님께는 물론 너의 가족, 너희 나라 사람들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기도했어. 매일 하루에 몇 번씩 기도할 때마다 너와 너희 나라 사람들을 위해 기도할거야." - 정복동( 성 골롬반외방선교회 평신도 선교사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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