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역사 안에서 교부시대에 있었던 많은 이단의 출현과 신학적 논쟁의 중심은 예수님의 신성(神性)과 인성(人性)이 어떻게 경시되지 않고 잘 보존될 수 있는지 하는 문제였다. 결국 칼체돈 공의회(451년)에 와서 이 두 본성이 분리되거나 흡수됨 없이 위격적 일치를 이룬다는 것을 선포함으로써 조화와 균형을 찾게 된다.
하지만 이 문제는 오늘날까지도 우리의 신앙생활 안에서 자주 대두되고 있으니 구체적으로는 신앙과 생활의 일치, 기도와 활동의 조화 등이 늘 우리에게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특별히 이 세상 한가운데서 빛과 소금으로 살도록 부름 받은 평신도들한테는 더욱 그러하다. 이에 대하여 베네딕토 성인은 ‘기도하며 일하라(Ora et Labora)’라는 수도생활의 규칙으로 빛을 주셨다.
성인의 정신은 예수님의 삶 안에서 잘 드러나는데, 예수님은 “내 아버지께서 여태 일하고 계시니 나도 일하는 것이다. …그분께서 하시는 것을 아들도 그대로 할 따름이다”(요한 5,17-19)라고 말씀하셨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하루 일과를 잘 보여준다. 주님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생활 가운데서도 새벽 캄캄할 때 일어나 외딴곳으로 나가시어 그곳에서 기도하셨다(마르 1,35). 예수님 안에서는 활동과 기도의 깊은 일치가 있었다. 아빌라의 데레사 성녀는 완덕의 정상에서는 기도와 활동의 일치가 이루어진다고 했다. “내 말을 믿어주십시오. 마르타와 마리아는 나란히 같이 가야 합니다. 그래야만 주님을 잘 모시고 항상 당신 곁에 있을 수 있습니다. 당신께 푸대접을 안 해드리고 잡수실 것을 바칠 수 있습니다”(「영혼의 성, 제7궁방, 제4장 No.12).
구요비 신부(가톨릭대학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