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오면
산에 오르지 않아도
신록의 숲이 마음에 들어차는
여름이 오면, 친구야
우리도 묵묵히 기도하며
이웃에게 그늘을 드리워주는
한 그루 나무가 되자고 했지
바다에 나가지 않아도
파도 소리가 마음을 흔드는
우리도 탁 트인 희망과 용서로
매일을 출렁이는 작은 바다가 되자고 했지
이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