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제나라와 초나라 사이에 끼어 있는 아주 작은 나라입니다. 우리나라를 제대로 보존하려면 제나라를 섬겨야 합니까, 초나라를 섬겨야 합니까?”(등나라 문공) “이것은 내가 대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하지만 말을 막지 않는다면 한 가지 방법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못을 파고 성을 쌓아 백성과 함께 죽기를 각오하고 지킨다면 해볼 만합니다.”(맹자)
…두 나라도 아닌 네 나라나 되는 강대국 틈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한국 사람들로서는 돌에 새겨놓고 하루에 몇 번씩 들여다봐도 부족하지 않을 교훈이다. 하지만 과연 작금의 우리나라 현실은 어떠한가? 한 목소리로 소리 높이 외쳐도 들어줄까말까 한 상황인데도 국민의 목숨이 걸린 외교, 안보 사안에서조차 사사건건 엇갈린다. 북핵문제를 봐도 ‘전쟁 불사론’에서부터 ‘대화만능론’까지 너무나 편차가 크다.
한 나라의 주권을 가장 집약적으로 표현하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문제는 정쟁의 도구로 변한 지 오래다. 한나라당은 미국에 ‘전시작전통제권을 빨리 돌려줘서는 안 된다’는 로비를 펴기 위해 대표단을 파견하는 웃지 못할 일까지 벌였다.(‘미국도 중국도 아닙니다’ 오태규/한겨레신문 2006년 11월 11일)
이 땅의 정치는 수준이 낮은 것이 아니라 아예 수준이 없다. 그러나 더 불행한 것은 그런 사람들을 택한 우리가 아닐까? 성경은 우리에게 말한다. “한 나라가 갈라서면 그 나라는 버티어 내지 못한다.”
최연석 목사(전남 여수시 중부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