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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 단상] 떠나는이의 고향 ㅣ김강정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7-01-28 조회수789 추천수4 반대(0) 신고

                                         

 

 

떠나는이의 고향


(루카4,16-30)

모두 그분을 좋게 말하며, 그분의 입에서 나오는 은총의 말씀에 놀라워하였다. 그러면서 “저 사람은 요셉의 아들이 아닌가?” 하고 말하였다.


   사제품을 받고 얼마 안 있어, 고향에 소문이 번졌습니다. 누구네 아들이 신부가 되었다고. 동리 사람들은 사제 복장을 하고 서있는 저를 마냥 신기한 듯 쳐다봅니다. 존경의 마음은 둘째 치고라도 동물원 짐승 보듯 눈요기 감이 되고 마니 황당할 뿐이었습니다. 기저귀를 갈아가며 손을 탔던 탓인 듯, 그들의 눈에는 아직도 철부지 모습으로 비쳐질 뿐입니다. 고향친구들은 여전히 제 이름을 불렀고, 윗분들은 말을 놓습니다.


   딱히 하나 신부대접을 해주는 이가 없습니다. 자리도 어색 했고, 마음도 불편했습니다. 이후로 더 이상 발길이 닿지 않았습니다. 꼭 대접이나 존경을  욕심내려는 건 아니지만, 달리는 봐 줘야 함에도 옛 모습을 못 벗습니다. 인간적인 모습을 뛰어넘을 수 없었기에, 그들 속에 영원한 이방인일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조차 고향에서 존경을 못 받으셨거늘, 하물며 한낱 사제가 제 고향에서 가제 구실을 욕심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살면서 배우는 한 가지이지만, 고향은 머무는 이들이 부리는 욕심의 한 가지일 뿐, 떠나는 이의 고향은 언제나 마음 붙이는 곳일 따름입니다.


   ▒"주님을 찾는 행복한 술래" 中에서(김강정 시몬 신부/부산교구 삼랑진성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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