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우리가 쉽게 빠지는 유혹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7-02-01 조회수727 추천수5 반대(0) 신고

 

 

<우리가 쉽게 빠지는 유혹>


열두 제자를 부르시어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을 주시고, 둘씩 짝지어 파견하기 시작하셨다. 길을 떠날 때에 지팡이 외에는 아무것도, 빵도 여행 보따리도 전대에 돈도 가져가지 말라고 명령하시고, 신발은 신되 옷도 두 벌은 껴입지 말라고 이르셨다. “어디에서나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그 고장을 떠날 때까지 그 집에 머물러라.”(마르 6,7-13)


  유대인들은 보통 속옷(튜닉)위에 겉옷(가운)을 겹쳐 입었습니다. 속옷은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내복이 아니고, 주로 집안에서나 근처에서 활동할 때 입는 옷입니다.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길이의 옷입니다. 지금 우리들이 외출할 때 입어도 되는 평상복이나 작업복과 같은 것입니다.  

  겉옷은 판사나 의사들이 챙겨 입는 가운을 생각하면 됩니다. 자신의 신분이나 직업을 나타내는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외출할 때나 손님을 맞을 때 입었습니다. 노예들은 겉옷을 입지 못했습니다. 여행객에게는 겉옷이 침구 역할도 했습니다. 그래서 율법서에는 겉옷을 담보로 잡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의 자존심과 명예를 손상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옷은 이처럼 일상에서 그 사람의 지위나 역할을 나타냅니다. 위엄과 권위를 드러내기도 하며 반대로 천민이라는 표시도 됩니다.


“식탁에서 일어나시어 겉옷을 벗으시고 수건을 들어 허리에 두르셨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신 다음, 겉옷을 입으시고 다시 식탁에 앉으셨다.” “내가 너희에게 한 일을 깨닫겠느냐?”(요한 13,4.12.)

“군사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고 나서, 그분의 옷을 가져다가 네 몫으로 나누어 저마다 한몫씩 차지하였다. 속옷도 가져갔는데 그것은 솔기가 없이 위에서부터 통으로 짠 것이었다.” “이것은 찢지 말고 누구 차지가 될지 제비를 뽑자.” (요한 19,23-24) 군사들은 겉옷을 걸레에나 쓰려고 네 등분으로 찢었습니다. 그러나 속옷은 아마포나 면으로 지어 졌을 텐데 그분 어머니 마리아가 직접 짰을 것입니다.

“너를 재판에 걸어 네 속옷을 가지려는 자에게는 겉옷까지 내주어라.”(마태 5,40)

  복음서에서 예수님께서 입으셨던 옷은 당신의 생명을 뜻합니다. 옷을 벗으신 것은 당신의 목숨을 내어 놓으셨다는 뜻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권위를 지니신 분이었지만 어떤 사회적인 역할이나 지위, 자신의 존재마저 허물 벗듯이 벗으십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겉 생명은 죽여도 속 생명은 죽지 않으시고 영원할 것입니다.

  마태오복음 5장 40절의 의미는 누가 재판을 걸어 실제적인 이득을 취하려고 한다면, 그가 원하는 대로 해주되 경제적인 손해 뿐만 아니라 자신의 자존심이나 명예마저 내주라는 말씀입니다.

  우리들은 무언가 그럴듯한 사람이 되려고 애씁니다. 자신이 누구인지 보여주고 싶어 합니다. 처음엔 칭찬받고 주목받는 데부터 시작합니다. 그러다 보기 좋게 포장된 것을 자랑하려고 합니다.  남에게 영향을 끼치려하고 존경받고 젠체하려 합니다. 심지어 신앙심마저 깊어 보이려고 노력합니다. 경건한 척, 도인인 척 합니다. 그 결과 양심에 걸리는 일마저 아무 거리낌 없이 행하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도 제자들을 복음 선포 길에 내보내시면서 경계한 것이 바로 이 점입니다. 사람이 악령을 쫒아 내고 병자를 치유하는 능력을 지니게 된다면 그는 곧 우월감에 빠질 수 있게 됩니다. 마치 자기가 훌륭하여 그런 능력을 가진 것처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그 권한을 공짜로 주신 것을 잊지 말고, 헛된 자부심에 빠지지 말며 더 겸손하라고 당부하신 내용이 오늘 복음 말씀입니다. 필요치 않은 권위의 옷을 껴입지 말라는 충고입니다.

  “지팡이 외에는 아무것도, 빵도 여행 보따리도 전대에 돈도 가져가지 말라고 명령하시고, 신발은 신되 옷도 두 벌은 껴입지 말라고 이르셨다.”

  얼마나 생소하게 들리는지 모릅니다. 오직 필요한 것은 지팡이와 신발 뿐입니다. 여행의 의미만 생각하라는 요청입니다. 그 외의 것은 다 잊으라는 말씀입니다. 그야말로 자신의 능력으로 여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도움으로 여행한다는 각오를 하라는 말씀입니다. 여행지에서 겪게 되는 고난을 당연히 받아들이며 그들과 마주치는 사람들이 베풀어 주는 작은 도움에도 진심으로 감격해하며 받아드릴 수 있게 하라는 말씀입니다. 생명에 꼭 필요한 것들 마저 지니지 않고 다님으로써 타인이 베풀어 주는 작은 호의에도 감사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면 그들이 필요한 것을 꼭 이루어 주고 싶은 마음이 들게 됩니다. 자신들이 지닌 능력을 십분 발휘하여 은혜를 갚고 싶어질 것입니다.

  칭찬받고 주목받는 즐거움에서 벗어나기란 매우 힘들다고 합니다. 현대는 PR시대라서 더더욱 힘이 듭니다. 남들과 곧바로 비교되니까 말입니다.  훌륭한 사람과 유명한 사람은 전혀 별개입니다. 유명한 사람이 곧 훌륭한 사람이라는 착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 요즘 세태입니다. 그러나 간혹 유명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길을 밟고 있기 때문에 향기를 내는 사람은 여전히 많이 있습니다. 그들은 처음부터 유명해지려는 마음을 지니고 있지 않습니다. 그저 자신을 닦는데 목적이 있을 뿐입니다.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받으신 유혹 중에서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내려 보라는 유혹은 바로 자신의 명예를 만방에 떨쳐보라는 유혹을 말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유혹에 “주 너의 하느님을 시험하지 마라.”라는 성경 구절로 이겨 내셨습니다. 부족한 우리들이지만 오늘 복음말씀과 더불어 깊이 명심하여야 할 점입니다.




You're The First, The Last, My Everything - Barry White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