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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02-01 조회수869 추천수12 반대(0) 신고
2007년 2월 1일 연중 제4주간 목요일

 

 

Jesus summoned the Twelve and began to send them out two by two
and gave them authority over unclean spirits.
He instructed them to take nothing for the journey but a walking stick
--no food, no sack, no money in their belts.
They were, however, to wear sandals but not a second tunic.
(Mk.6.7-9)

제1독서 히브리서 12,18-19.21-24

복음 마르코 6,7-13

 

어떤 남자가 대형 할인 슈퍼마켓에서 강아지 먹이를 샀습니다. 그런데 점원이 단호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하는 것이에요.

"손님. 강아지가 있다는 증거를 보여 주셔야만 먹이를 사실 수 있습니다."

"뭐요? 그런 게 어디 있소?"

"하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증거를 보여 주셔야 합니다."

남자는 할 수 없이 번거롭게 집까지 강아지를 가지러 갔다가 들고 와서 보여 주고 난 후에 먹이를 살 수가 있었지요. 며칠 후 이번에는 고양이 먹이를 사러 그 가게에 들르게 되었습니다.

"고양이 먹이 두개 주세요."

"죄송합니다만 고양이가 있다는 증거를 보여 주셔야만 고양이 먹이를 사실 수 있습니다."

남자는 황당해서 종업원에게 따져 들었지만 결국 할 수 없이 집으로 가서 고양이를 붙들고 와서야 겨우 고양이 먹이를 살 수 있었지요. 그렇게 며칠이 지난 후, 남자는 웬 가운데 구멍이 뚫린 상자를 갖고 가게에 들렀습니다. 점원이 이렇게 말했지요.

"뭘 사시러 오셨죠?"

"이 상자 구멍에 손을 넣어 보면 알아요."

점원은 상자에 손을 넣어봤습니다. 그랬더니 이게 웬일입니까? 상자 안에는 뜻밖에도 "똥"이 들어있는 것이었어요. 점원이 화가 나서 말했지요.

"아니! 손님. 무슨 짓이십니까? "똥"이잖아요!"

그러자 남자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알았으면 두루마리 화장지 두 개 가져와!"

그냥 우스갯소리로 넘길 수도 있는 이야기이지만, 어쩌면 우리들의 모습을 꼬집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무조건 보고 만져봐야 믿는 모습, 그래서 사람들 사이에서 신뢰가 점점 없어지고 있음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파견하십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행동이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아무것도 지니지 말고, 먹을 것 그리고 자루도 가지고 가지 말라고 하십니다. 또한 전대에 돈을 넣고 다니지 말고, 신발은 신고 있는 것 만으로만, 더구나 속옷은 두벌씩 껴입지 말라고 하십니다.

예수님께서 뽑으신 제자들이 이 세상의 눈으로 볼 때, 정말로 유능하고 똑똑한 사람들이라면 이렇게 파견하신 것이 조금 이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제자들은 그렇지 못했지요. 배우지 못한 어부들과 사람들에게 비판을 받던 세리, 기껏 조금 나은 사람이 혁명 당원이었지요. 이렇게 별 볼 일 없는 사람에게 아주 열악한 환경을 제공하고서 ‘하느님 나라’를 세상에 알리라는 엄청난 사명을 주시고 파견하시는 예수님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라는 속담처럼, 고생을 시키기 위해서 파견하신 것일까요? 과연 제자들의 어떤 면을 보고서 이런 상태로 파견하셨을까요?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제자들을 모조건 믿고 파견하신 것입니다. 이것저것 재고서 파견하신 것이 아니라, 단지 무조건 믿고 파견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지금도 우리를 무조건 믿고 이 세상에 파견하셨습니다. 그런데 나는 얼마나 그 사명을 지켜나가고 있었을까요? ‘나는 기도도 할 줄 몰라요’, ‘나는 능력이 안돼요’라는 핑계만 대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세상의 눈으로 볼 때, 정말로 부족한 제자들이었지만 그들도 멋지게 책임을 완수했습니다. 따라서 우리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 곁에는 예수님께서 항상 함께 하시기 때문이지요.

앞선 이야기에서 그 슈퍼마켓의 영업방침은 직접 봐야 한다는 것이었지요. 이에 반해서 예수님의 영업방침은 믿음입니다. 우리 역시 이 믿음을 가지고 예수님으로부터 받은 선교사명을 멋지게 수행해야 하겠습니다.



무조건 믿어 봅시다. 예수님처럼....




감나무(박성철, '행복한 아침을 여는 101가지 이야기' 중에서)


감나무는 다른 나무들과는 수확방법이 다르다고 합니다.

다른 나무들은 열매만 따면 되지만 감나무는 가지째 꺾어야만 열매가 상처를 입지 않는다고 합니다.

물론 가지를 꺾인 뒤에 겪는 감나무의 아픔은 클 것입니다.

하지만 그 아픔도 시간이 지나면 빛을 받고 영양이 공급되어 차차 아물고 상처 난 가지에는 다른 가지보다 더 예쁜 줄무늬가 생긴다고 합니다.

우리의 삶도 감나무와 유사하다는 생각이듭니다.

살아가다 보면 자신의 몸 일부분이 떨어져 나가는 듯한 큰 아픔과 상처를 입는 일도 생기게 됩니다.

하지만 너무 절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픔과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순간에 아물기 시작하고 상처가 아물고 나면 오히려 더 견고한 삶을 살 수 있는 것이 우리 인생이니까요.
 
 
“Wherever you enter a house, stay there until you leave from there.
Whatever place does not welcome you or listen to you,
leave there and shake the dust off your feet
in testimony against them.”
So they went off and preached repentance.
(Mk.6.10-12)
 


Minor 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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