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생활묵상] 작은 가시 하나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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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유낙양 | 작성일2007-02-02 | 조회수804 | 추천수7 | 반대(0) 신고 |
+ 우리 모두 평화. 에어컨이 없는 우리 집이라 벌써 부터 한 여름이 다가오면 어쩌나, 하나마나 한 도움도 안 되는 걱정이 미리 앞선다. 왼쪽 팔에 솜뭉치와 스폰지로 둘둘말고 그것도 모자라 압박붕대를 몇달이 될지 일년이 될지 기약없이 이중으로 감고 있어야 하니 참 암담하기만 하다. 팔꿈치를 구부리려면 쭉 피고만 있었기에 통증도 동반한다. 혈압을 재도 안 된다하고, 불에 데이거나 칼에 베어도 안 된다하고, 가시에 찔려도 안 된다하고, 캔 음료수 여섯개 이상 들면 안 된다하고, 두어가지 더 늘어났다. 공중 목욕탕엔 기온이 높아서 가면 안 된다하고, 그래서 햇빛이 강한 곳에 나가도 안 된다 하고, 모두가 안 된다는 것 투성이다. 유방암 수술을 받으면서 왼쪽 겨드랑이에 임파선을 모두 떼어낸 부작용 때문이란다. 하지만 무거운 것을 들면 많은 통증이 유발하기에 나는 본의 아니게 꾀병을 부리는 사람처럼 보이곤 한다. 처지라 지금의 내가 나 자신도 이해가 안 되고 있으니 주위에 계신 분들의 생각은더 하리라 하는 생각에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 늘 여러가지로 수고해 주시는 본당 자매님들과 형제님들께 도움이 못 되어 드려 또한 마음이 편치 못하고 죄송할 뿐이다. 감춘다기 보다는 나를 위하여 웃고 떠들고, 기쁘게 살려고 노력을 많이 해 보았다. 않은듯 지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가끔씩 느껴지는 가시같은 눈총들에 더 힘듬을 느낄적도 있다. 더군다나 변변한 가구 조차 장식 되어있지 않은 탓도 한 몫을 하는데, 그나마 치우고 살지 못하는 내가 참 한심하기만 하다. 하면 어쩌나? 하는 불암감에 정신적으로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게 된다. 또한 정돈되지 못한 구석구석이 내 마음을 크게 흩뜨리고 있다. 하지 말라는 주의사항을 잊은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정신차려 주의에 힘쓰지 않았던 것 같다. 칼에도 베였을테고, 불에도 데었을테고, 성질대로 무거운 것을 번쩍 들었을테고, 뒷마당에서 나무 가시에 찔렸었다. 팔은 드디어 말썽을 피우기 시작했다. 칭칭감은 보조물들을 풀어냈다. 여기에 이 맘을 쓰고 싶어서였다. 먹으면서도, 어느새 내 맘은 조금씩 조금씩 딴 길을 향해가고 싶어한다.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되고 있다. 나의 솔직한 마음이다. 고치려고 이 고통을 감수하고 있으면서도 진정 내 맘에 박혀있는 가시는 빼 낼 생각조차 안하고 있다. 마음이 무겁다 보니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지 못한 것이 뻔한 일일게다. 언제쯤이면 내 맘에 가시하나를 뽑아낼 수 있으련지, 노력은 많이 해 보겠지만 장담까지는 할 수없는 지금의 심정이다. 내 영혼은 나의 팔 못지않게 썩어가고 있는 것이다. 얼마나 더 큰 악에 휩쓸려야 정신을 차리게 될까? 무척이나 염려스러우면서도 나의 교만을 왜 이렇게 떨쳐버리기에 힘이든지 모른다. 자신이 있다. 악마를 멀리하는 것에 동그라미를 그으면 백점일테니 말이다. 새삼 고백해 본다. 사랑하지 못하였으니 오늘은 내 마음을 지어볼까 한다. 치매 걸리신 귀여운 우리 엄마가 우리를 위해서 밥을 정성스레 지으셨을텐데.. 하고 말이다.. 소홀히 한 나의 마음을 정리해 보고 싶어진다. 싶어진다. 주님께서 주신 내 영과 육의 건강에 재나 뿌리지 말고 정성스레 나를 짓고 싶어진다. 감아 볼 것이다. 것이다. 사랑해요~ 행복하세요*^^* 주위에 저와 같은 환자가 있으시다면 저처럼 고생하지 않도록 작은 가시하나라도 소홀히 생각지 마시라고 전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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