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성인의 제자들이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죄인이 누구입니까?” 하고 묻자, 성인은 “그 사람은 바로
접니다.” 하고 대답하였습니다. 제자들이 의아하게 생각하자 성인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제가 하
느님에게서 받은 은총은 보통 사람들보다도 몇 곱절은 될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제 모습을 보십시오.
아직도 인간적인 욕망과 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 않습니까? 아마 제가 받은 은총을 다른 사람들
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었다면 그들은 모두 주님의 훌륭한 제자가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큰 은
총을 받고도 현재의 이 비천한 모습밖에 보이지 못하는 저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큰 죄인이 아니고 무엇
이겠습니까?”
예수님의 권능을 지켜본 베드로는 예수님께서 바로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깨닫고 주님 앞에 엎드려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라고 고백합니다.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그대로 따랐더니 많은 물고
기가 잡힌 기적의 은총을 체험한 베드로는, 자신이 그분 앞에 설 수 없는 비천한 죄인임을 고백한 것입
니다. 이처럼 자신이 진정한 죄인임을 고백한 사람만이 프란치스코 성인과 베드로 사도처럼 주님의 진
정한 제자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