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주님의 이 가르침은 가난하고 굶주리며 슬픔과 박해로 고난을 당하는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현실적 처지를 스스로 위로하라는 말씀이 아님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오히려 우리가 느끼는 가난을 통하여 인간의 한계와 세상의 부조리를 깨닫고,
그로 말미암아 하느님이 아니시면 세상 어디에서도 늘 만족하며 살 수 없음을 절실히
깨닫게 되는 기회를 얻기에 행복하다고 하십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굶주릴 때 배부름에 대한 고마움을 깨달으며 형제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으로
함께 나눌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행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울고 있을 때 이웃의 슬픔을 공감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지게 되며,
또한 그들을 위해 하느님께 기도할 수 있는 마음을 지닐 수 있습니다.
우리가 박해를 받을 때 우리는 인간의 기본권을 침해당하는 수많은 약자들의 마음을 이해함으로써
그들과 함께 하느님께 의탁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현실에서 불행을 체험한 사람들은, 이 세상을 세상의 법칙이 아닌 하느님의 법에 따라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행복하다 할 수 있습니다.
참행복에 대한 주님의 말씀은 내세를 향한 현실 도피로 이끄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 현실을 참되이 살아가게 하는 진정한 가르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