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기우며
오늘은 분노의 파편으로 뚫어진
옷을 깁고 있습니다
앞자리까지 태우고 재만 남겼습니다
어제는 교만의 가시에 찔리고...
그제는 이기심의 모서리에 긁혀...
내일 또 무엇으로 내 옷이 헤어지겠습니까
어떤 회개의 보랏빛 천으로
바느질을 해야겠습니까
자꾸만 초라해지는 내 혼의 누더기
잘못 투성이로 헐고 때 묻었으나
성찰의 조각으로 깁기 위해
저녁마다 기도의 빨래를 합니다
이 세상 떠나는 날
부르실 때 입고 당신께 가렵니다
새 것은 아니지만
가장 깨끗한 내 영혼의 옷 비로소 차려입고
나 당신께 가려 합니다
2004년 10월 고 민성기 요셉 신부님의 부천 상동성당에서
마지막 금요강좌의 마침기도였다고 합니다